삼성중공업은 서해안 유류사고 책임을 지고 2008년 1000억원 규모의 지역발전기금 전달을 약속했으나, 주민들의 5000억원 증액 요구를 핑계로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누리꾼들의 삼성그룹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그룹이 대기업에 맞는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 트위터리안(@wolfbot)은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중공업이 3년 전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피해 주민들에게 출연하기로 약속한 지역발전기금 1000억원을 아직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삼성이 돈을 낼 때까지 RT(리트윗)해 보자”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트위터에서 리트윗 돼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koyounggeun)은 “삼성중공업, 태안 주민께 약속한 지역발전기금 출연 약속을 조속히 이행하라”면서 “태안주민에게 그렇게 큰 피해를 끼치고도 어쩜 그리도 모른 채 하는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말 결성된 '협의체'도 여론 무마용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됐다.
지난해 12월 7일 서해안 유류사고 4주년 총궐기 대회 때 삼성중공업과 피해주민들은 '협의체' 구성을 합의하고 매월 정례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같은 달 23일 첫 회의에서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고, 내달 3일 두 번째 만남을 가질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부정적인 시각이 대두되면서 '협의체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문승일 서해안유류피해총연합회 사무국장은 “(삼성중공업과의) 의미없는 만남은 아무런 필요가 없다”며 “31일 자체회의를 통해 협의체를 파기하는 내용을 포함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총선 이전에 투쟁과 대화를 병행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가 중재 역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 서해안유류사고지원본부 관계자는 “시간을 두고 결론을 도출해 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협의체를 통해 협상이 진행 중으로 협의과정을 예의 주시해 상황에 따라 행정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기금의 피해 배ㆍ보상은 지난해 말 현재 65.5%의 사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1분기 중에 90%가량 마무리될 전망이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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