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 방화가 자칫 참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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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 방화가 자칫 참사로

대전·충남 아파트·모텔서 화재 잇따라 인명·재산 등 피해확산 우려 시민 불안

  • 승인 2012-01-30 18:37
  • 신문게재 2012-01-31 5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대전·충남지역에서 '홧김'에 저지르는 방화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추운 겨울 많은 사람이 거주 및 이용하는 아파트와 모텔 등의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하면서 자칫 큰 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오전 3시 21분께 대전시 대덕구 법동 모 아파트 2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아파트 내부 130㎡ 및 집기류 등을 태워 114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14분만에 꺼졌다.

다행히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A(28·여)씨는 친정에 가 있었고, 같은 동에 사는 주민들도 곧바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A씨는 경찰에서 “친정에 가 있는데 전 남편이 전화를 걸어와 화를 내며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윽박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아파트 CC(폐쇄회로)TV에 담긴 30대 남성의 모습을 포착해 탐문 수사를 벌여 인근 모텔에 숨어 있는 김모(35)씨를 방화 혐의 용의자로 긴급 체포해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29일 오후 7시 50분께에는 아산시 둔포면 모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아파트 내부 16.5㎡와 집기류를 태워 26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15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면서 이혼한 남편이 양육하는 자녀를 보러 왔던 B(40·여)씨가 팔과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엄마 혼자 있는 방 안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B씨 딸의 증언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 21일 오후 11시 45분께에는 대전시 서구 용문동 한 모텔에서 불이나 내부 18㎡ 및 집기류 등을 태워 35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모텔에 투숙했던 20여명은 곧바로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불을 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C(40)씨를 붙잡았다. C씨는 경찰에서 “설을 맞아 우울해 술을 먹고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서구 가수원동 아파트에 사는 이모(40)씨는 “홧김에 불을 질렀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불안하다”며 “직장에 나간 사이 집에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더 그럴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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