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기성회비 반환 판결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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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기성회비 반환 판결 후폭풍

“과다 책정분 돌려줘라” 원고 일부승소… 대법 확정땐 파장 커질듯

  • 승인 2012-01-29 16:05
  • 신문게재 2012-01-30 6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국·공립대가 사실상 강제적으로 징수해온 기성회비는 법적인 근거가 없어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관련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각 대학 기성회는 소멸시효가 남아 있는 최근 10년간 기성회비를 모두 학생들에게 반환할 의무를 지게 될 것으로 보여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부장판사 정일연)는 지난 27일 공주대, 공주교대, 서울대 등 8개 국립대 학생 4224명이 “기성회 회계를 위법하게 운영해 기성회비가 과다 책정됐다”며 각 대학교 기성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기성회는 학생 1명당 1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공주대 등 8개 국립대생들은 2010년 11월 “기성회비 징수에 법적 근거가 없고 본래 목적인 교육시설 확충이 아닌 교직원 급여 보조 등으로 사용했다”며 납부한 기성회비 가운데 일부청구로 1인당 10만원씩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기성회비는 1963년 '대학, 고·중학교 기성회 준칙'(옛 문교부 훈령)에 따라 학교 시설 확충 등에 사용하도록 마련됐다. 사립대는 비록 패소하긴 했지만 학생들이 여러 건의 기성회비 반환 소송을 제기하면서 1999년부터 기성회비를 폐지하고 수업료와 통합 징수하고 있다.

국·공립대 등록금 가운데 입학료, 수업료를 제외하고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기준 84.1%에 달했다.

기성회비가 이처럼 등록금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만 관리는 대학 자율에 맡겨져 있다.

각 대학은 대학 내규인 기성회 규약을 근거로 자의적으로 기성회비를 징수했으며 매년 등록금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2010년까지 7년간 입학금 및 수업료 연평균 인상률은 4.9%였지만 기성회비 인상률은 9.5%에 달했다.

대학 학생회측도 이번 판결문을 확보해 추후 대응방식에 대한 법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학들도 반환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 보고 있다.

공주대 관계자는 “현재 관련 대책을 놓고 고심을 하는 중이겠지만 갑작스런 판결로 인해 방안은 아직 수립하지 못한 상태”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밭대와 충남대는 이번 판결의 파장을 두고 보자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한편 교과부는 단기적으로 국립대 기성회 회계 제도를 개선해 기성회비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고 투명한 운용을 위해 기존 단식부기 대신 복식부기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교직원에게 지급해온 급여 보조성 경비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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