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수도권에 머무르다 대전에 내려와서 반짝 홈경기만 한 뒤 곧바로 올라가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지면서 지역 연고제 취지마저 퇴색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 훈련장과 선수단 숙소가 있다. V리그가 출범한 2005년 이후 시즌 중에는 대부분 이곳에서 훈련과 숙식을 해결한다.
연고지인 대전에는 경기 당일 또는 전날 내려와 게임만 치를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홈팬들과 가까이서 호흡할 기회는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연고지 인근에 전초기지를 둔 야구 등 다른 삼성계열 스포츠구단과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는 홈구장 대구와 붙어 있는 경산에 전용훈련장과 선수단 숙소가 있어 홈팬과 지근거리에서 지낸다.
프로축구 수원삼성블루윙즈도 지척인 화성에 클럽하우스와 연습장을 갖추고 연고지에 뿌리를 내렸다.
삼성화재 대전 홈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유경란(26·가명)씨는 “대전에 선수단이 정착해 있다면 경기장에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코트 밖 모습을 볼 기회가 자주 있을 텐데 멀리 떨어져 있어 불가능하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삼성화재 측은 그동안 연고지 정착노력을 외면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경제적·법률적 문제 등으로 대전에 훈련장과 숙소를 짓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연고지 선정 때부터 대전시와 이같은 문제에 대해 상의했지만, 해답을 찾지 못했다”며 “토지매입, 건축비 등 수백억원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선뜻 투자결정을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온즈는 야구단 자체가 독립법인이고 블루윙즈와 썬더스의 경우 모 기업이 제조업으로 투자가 용이하다”며 “하지만, 우리는 모 기업이 보험업종으로 금융감독원이 관련법에 따라 본업이 아닌 신규사업 투자를 강력히 제재하고 있는 어려움마저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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