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시간이란 무엇인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형태]시간이란 무엇인가?

[논단]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

  • 승인 2012-01-26 14:59
  • 신문게재 2012-01-27 20면
  • 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
▲ 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
▲ 김형태 전 대전지방변호사회장
2012년을 맞이하며 시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이런 물음이 언뜻 철학이나 과학에서 공간과 함께 논의되는 시간이라는 밑도 끝도 없는 골치 아픈 문제로 생각되기 쉽지만 사실 우리는 항상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존재다. 태어나 성장하고 활동하다가 죽어가는 존재, 이것이 바로 시간이 인간에게 주는 이미지며 그렇기 때문에 시간은 인간의 본질적 속성을 이루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시간이란 인간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우리가 묻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과학자들이 논했던 시간의 절대적 연속성 혹은 상대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시간에 관한 한 사람들은 '나'라는 존재와 상관없이 동 떨어져 흐르는 것, 때로는 잔인하게 상처를 주고 과거를 향해 사라져 버리는 것 정도의 의식을 갖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 순간, 순간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지나가 버린 것은 그리운 것이 되리라'라는 푸쉬킨의 시는 바로 인간이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표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러한 시간에 대한 의식을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시간이란 자연으로부터 또는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선물이며,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정말 가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지만 때로는 쓰레기처럼 버려질 수 있는 것이라고. 이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바로 아무런 대가없이 받은 선물이고 그래서 무가치하게 낭비할 수도, 의미 있게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이란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백지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자연이 인간에게 백지를 주고 그곳에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이다. 시간은 무색투명하다. 어떠한 맛도, 멋도, 의미도 없다. 그래서 선물로서 주어진 시간 위에 우리는 자신을 마음대로 그려갈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백지 위에 멋을 부리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꿈을 그리고, 그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완성하려고 하다가 끝내 미완인 채 남겨두기도 하고 때론 지워버리기도 하고 찢어버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시간 위에 우리의 꿈과 삶을 그려가는 것이다.

여기서 한 번 당신이 그린 인생의 그림에 대해 생각해 보자. 정말 당신이 그린 그 그림을 사랑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바로 삶의 의미와 신비로움이 있다고 생각된다. 누구나가 자신의 인생을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리고 싶어 할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빛나는 여정, 명예와 부를 누리고 아름다운 저택에서 여유로움과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는 그 멋진 인생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주어진 환경 때문에 매일의 힘든 노동과 경제적인 어려움, 불결한 환경과 좋지 못한 건강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야 하는 그런 우울한 그림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삶의 그림이란 보기에 따라 잘 그려진 그림 일 수도 있고 엉뚱하게 그려진 그림 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삶의 그림에 있어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과 달리 바라보는 사람들의 평가가 아닌 작가 자신의 평가에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예술작품처럼 우리들 삶의 그림도 전문가들이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각자의 삶에 있어 전문가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삶을 자신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누가보아도 정말 잘 그린 삶, 누구나 본받아야 할 그림을 그린 삶이 있으며, 우리가 존경하는 것도 그러한 삶을 그린 사람들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삶 역시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꿈을 사랑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며, 시간이라는 백지 위에 삶과 꿈을 그리고 거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기 때문에 누구나 존경하고 본받고 싶어 하는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이제 새해가 시작됐다. 우리가 선물 받은 2012년이라는 시간을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선물을 받은 자로서 선물을 준 그 분의 뜻을 깨닫고 그 뜻에 따르는 것이 도리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첫째로 해야 할 일은 바로 우리 각자에게 향한 그 분의 뜻을 깨닫는 일이 아니겠는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5.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