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지역구 신설은 가뜩이나 취약한 충청권의 정치적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개발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각 정당의 안이한 대처에 뜻있는 시민들의 실망과 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25일 국회 정개특위에 따르면 26일과 30일 공직선거법 개정소위를 거쳐 31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선거구획정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선거구 획정안은 국회의장 3명, 한나라당과 민주당 추천 4명씩 11명으로 구성된 선거구획정위(위원장 천기흥)가 지난해 11월 25일 248개 지역선거구의 평균인구를 20만4434명으로 정했다.
따라서 인구상한선(31만406명)을 넘긴 천안을 등 8개 선거구를 분구하고, 인구하한선(10만3469명)에 미달한 여수 갑을 등 5개 선거구를 통폐합하도록 했다.
하지만, 여야 국회의원 20명으로 구성된 정개특위는 이 같은 조정안을 받고도 지난 2개월간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세종시 선거구 신설 이면합의가 불거지면서 천안을 분구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정개특위 공전 속에 정당별 서로 다른 셈법이 천안을 분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내분 속에 구체적 선거구 대응방안조차 제시하지 못하며 충청권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세종시 선거구안을 마지못해 수용하는 어쭙지않은 자세다. 지역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일부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세종시에 (선거구 신설을) 해준 상황에서 천안을까지 하기에는 정치공학상 어려운 상황 아니냐?”며 이번 총선에서 천안을 분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도 세종시를 내세우며 자신들에 유리한 특정 지역구 지키기에 파묻혀 인구 상한선을 넘긴 천안 을 선거구 분구에 소극적이다. 지난달 내놓은 민주당 정개특위안은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평균인구 결정기준을 무시해 최대를 31만8000명 이하, 최소를 10만6000명 이상으로 했다. 이경우 인구 31만5000명의 천안을은 분구 대상서 제외된다.
선진당은 최근 잇단 의원들의 탈당 속에 무기력감을 보이며 천안을 분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선진당 천안지역 출마예정자 몇몇이 분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데 그친 정도다.
정병인 천안아산경실련 사무국장은“천안을은 선거구획정위 의선거구 분구 필요한데도 충남도와 천안시 등 자체단체는 물론 지역 정치권이 서로 받아놓은 밥상으로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표의 등가성을 위해서도 분구를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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