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우리병원 박철웅 원장 |
척추뼈의 몸체와 디스크는 척추의 앞쪽에 있는 구조물로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의 대부분을 지탱한다. 후관절은 두개의 척추뼈가 뒤에서 만나 서로 연결되는 관절로 허리의 하중을 지탱하는데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 의해 허리의 앞쪽 구조물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후관절에 과도하게 하중이 걸린다.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 후관절을 이루는 뼈가 자라게 되어 이상이 생긴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반복적으로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을 오랜 기간 하게 되면 후관절에 무리가 가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에 의해 후관절에 이상이 생겨 이로 인해 통증을 느끼는 것이 후관절 증후군이다.
후관절 증후군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이 질병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디스크 탈출증이나 척추관 협착증은 CT 또는 MRI 촬영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후관절 증후군은 환자의 임상 증상과 진찰 소견으로 진단한다. CT나 MRI촬영에서 후관절 증후군에 특이하게 나타나는 소견은 없다.
후관절 증후군 환자들은 주로 허리에서 심한 통증을 느끼며, 엉덩이나 허벅지에도 통증을 느끼지만 무릎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무릎 밑으로 통증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 디스크 탈출증이나 척추관 협착증에 의한 통증과 구별되는 점이다. 환자들은 허리를 굽히거나 앞으로 숙이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에는 후관절에 힘을 받아 통증을 느낀다. 똑바로 선 상태에서 허리를 옆으로 비틀 때 비트는 쪽에서 통증을 느끼면 비트는 쪽의 후관절에 이상이 있는 경우다. 그러나 허리를 비틀 때 비트는 쪽에는 통증이 없으나 비트는 반대편에서 통증을 느낄 경우에는 후관절 증후군 보다는 반대편 근육의 문제로 생각한다.
후관절 증후군 환자를 진찰할 때 허리를 뒤로 젖히게 하면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구부려 통증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 무릎을 구부리면 무릎에 커브가 생겨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후관절이 힘을 덜 받아 통증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 환자가 통증이 없다고 말하더라도 이것은 제대로 자세를 잡지 않고 진찰을 해 생긴 문제이므로 환자에게 무릎을 구부리지 않게 한 후 허리를 뒤로 젖히게 하여 정말로 후관절의 이상이 없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후관절 증후군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을 세심하게 듣고 제대로 진찰하는 전문적인 능력이 중요하다. 후관절 증후군으로 진단하기가 애매한 경우에는 초음파나 X-선 투시기를 보면서 후관절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한 후 경과를 보아 환자의 통증이 상당히 줄어들면 후관절 증후군으로 진단하고 통증에 큰 변화가 없을 때에는 다른 원인을 찾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후관절 증후군으로 진단되었으면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스트레칭, 운동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이러한 치료들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거나 초기 치료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후관절을 담당하는 신경에 약물을 주입하는 후관절 신경차단술을 실시한다. 여기에 더불어 필자의 병원에서는 후관절 신경차단술을 하면서 후관절 주위의 근육과 신경을 특수 제작된 가는 바늘로 자극하는 근육신경자극요법도 병행해 좋은 치료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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