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나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은 지각능력이 떨어지고, 자기보호 능력이 크게 떨어져 가족은 물론, 사회의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오후 1시 15분께 아산시 염치읍 강청리 모 야산 정상 부근 계곡에서 조선족 A(31·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A씨는 12일 오전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다음날까지 돌아오지 않아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었다.
경찰은 실종신고를 받고, 경력 50여 명과 소방헬기, 구조견 등을 투입해 야산 등지를 수색했지만, A씨가 타고 나간 자전거와 패딩점퍼, 신발, 양말 등만 발견하고, A씨를 찾지 못했다가 등산객이 발견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께 논산시 한 야산 정상 인근에서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김모(51·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 곳을 찾은 등산객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등산객은 경찰에서 “등산을 하다가 정상 부근에서 평상복을 입은 채 웅크리고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3일 집에서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으며, 그동안 수차례 집을 나가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에는 고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의 부인 이병호(77)씨가 자신의 10층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씨는 장 전 사령관이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에 맞서다가 강제 전역을 당하고, 지난해 7월 사망하자 자살을 시도하는가 하면, 외부와 거의 접촉하지 않는 등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지적 장애 남성을 자식으로 둔 이모(74·여)씨는 “가족들이 당연히 신경을 쓰겠지만 생활 속에서 때론 지치고, 때로는 다른 일 때문에 미처 신경 쓰지 못할 때가 많다”며 “가출 신고도 수 없이 해 봤지만 언제 일이 터질 지 불안한 마음만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울증 환자나 지적장애 환자는 가족은 물론, 주변의 관심이 소홀할 때 자칫 불행한 일이 생길 소지가 높다”면서 “가족은 지치고 힘들겠지만 되도록 이들을 곁에 두도록 하고, 혼자 외출하는 일이 없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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