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생소할 수 있는 '커뮤니티 아트'란 현실생활과 예술의 경계에 존재하는 예술의 한 장르다. 작가가 만들어 내는 작품뿐만 아니라 실천행위 모두가 하나의 예술이 된다.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는 다음 달 19일까지 커뮤니티 아트작가 4명을 초청해 'Project Review 2011'을 연다. 작품들은 주기적인 방문이나 임시거주 등의 방법을 통해 작가들이 관객과 소통을 시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예술적 실천은 작품을 제작해서 전시장에서 발표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장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과정과 결과로 나타났다. 전시보다는 실천에 초점을 맞춘 작가 4인의 독특한 예술활동을 관람해 볼 수 있는 전시다.
▲ 홍보람作 '내마음의 지도' |
작가는 사람이 각자 가진 추억에 주목했다.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80여 명의 주민과의 인터뷰, 동행을 통해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는 소중한 기억들을 직접 지도로 그리게 했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그림과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묶어 관객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는 '커다란 마음의 지도'를 그리는 시민참여형 작업으로 '지금 여기'의 의제를 환기해 공론의 장을 형성하는데 이르는 것으로서 참여와 과정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공공미술을 했다. 마을에 머물면서 수행한 일련의 과정들은 주민들로부터 그들이 가진 추억들을 상기시켜주는 계기를 만들고, 그 기억들이 가진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 준다.
▲ 박은선 '강이 도시가 되다' |
4대 강 현장에서 벌어지는 자연의 파괴에 대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프로젝트다.
특히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소통공간인 '스페이스 모래'를 운영하면서 현장에 참여하고 개입하는 동시에 그것을 예술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행위 하나하나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물고기들의 떼죽음과 촉박한 공사일정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 홍원석 '홍반장 아트택시 프로젝트' |
아버지가 택시기사였고,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했다는 작가는 항상 차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다. 이번에도 역시 차가 소재다. 그는 청주와 제주도 가시리마을 그리고 경북 영천에서 주민들에게 무료 택시를 운영했다. 소형승용차를 디자인 한 아트택시에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동행하면서 대화를 나눈 이 작업들은 예술가로서 공동체의 구성원들인 개인을 새롭게 발견하고 소통한 커뮤니티아트다.
그가 택시를 운전하면서 나눈 진솔한 대화들과 각자의 소중한 추억, 이야기들을 '아트 택시 인터뷰' 영상 속에 담아 냈다.
▲ 김월식 '인계시장 프로젝트' |
인계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커뮤니티아트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디렉터와 협업을 진행하는 예술가들 그리고 세부과정들을 수행하는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참여자들과 나가 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했다.
수원 인계시장에 자리잡은 '719 제작소'에서 출발한 작은 움직임은 지역의 여러 단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문화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들은 인계시장 근처의 임시거처에서 머물면서 주민들과 직접 대화하고, 시장 주변의 버려진 사물을 가지고 재활용해 작품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장소특정적 예술을 공동체 특정적 예술로 진화한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로 미술품을 제작해 길거리를 장식하고, 인디밴드는 시장에서 주민들에게 노래를 들려준다. 이렇게 예술가들이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펼치는 유쾌한 노력과 활기가 돋는 시장의 새로운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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