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상영 미술학 박사·평론가 |
이러한 입장에서 대전 78세대 해체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강정헌과 이건용이 보는 시각 차이가 있었다. 강정헌은 대전 78세대 초기 멤버들과 차후에 영입된 멤버들 간의 신경전이라 했다. 즉 주류가 희석되는 데서 오는 갈등이라는 것이다.
모든 자연만물이 자연스럽게 생성과 변화를 겪은 후 흩어지는 것처럼 대전 78세대도 상황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소멸을 해야 하는 것이 미술가들이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이건용은 대전 78세대 멤버들 중 서로의 직업에 따른 지역적 공간이 나눠지게 되면서부터라 한다. 어떤 친구는 타 지역에 교사로 임용되고, 어떤 친구는 작업만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로의 경제적 혹은 공간적 문제로 대전 78세대 그룹 모임에 참여하기가 어렵게 되어 해체가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었다. '대전미술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대전미술 역사도록에서는 대전 78세대의 연구 의욕과 표현방법에 대한 새로움에 대해 많은 기여에도 불구하고 9회전까지만 치르고 10회전을 이어가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바람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대전 78세대 첫 전시를 전후하여 수차례의 회원 자체 세미나와 몇 차례의 공개 세미나를 가졌는데 이 세미나에 동참해주신 선배, 선생님들은 대체적으로 이건용, 김복영, 홍명섭, 유근영, 차대덕, 박용숙, 김장섭, 성능경, 유병호 등이었으며, 78년 이후 86년까지 9차례에 걸친 회원전과 청년미술관, 제3미술관, 전북예술관 등의 그룹 초대전 그리고 수차례의 야외작업 발표를 가진 그룹 '대전 78世代'전은 새로운 예술 활동이 되기를 추구했으며 동시대성을 인식하면서도 표현 방법의 공통성을 회피했다. 8년에 걸친 '탐구', '작업', '발표' 활동에 동참하였던 작가들은 창립전에 강정헌, 김익규, 김철겸, 송일영, 신현태, 안치인, 이종봉, 장금자, 정상희, 지석철, 최덕희, 최병규 등 12명이 있었으며 이 후 해가 바뀌면서 이두한, 이재우, 김영호, 홍현표, 임근우, 진정식 등이 동참하게 되었다.
10회전을 목전에 두었던 그룹 '대전 78世代'전은 86년 제9회 정기전을 끝으로 그룹을 해체하게 되었다. 그것은 파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각자의 작품 활동이 보다 더 독자적이길 바라서이고 또한 정체성과 의례성을 벗어 버리기 위한 것으로 '대전 78세대' 전 그룹 정신의 확산을 뜻하는 것이기도 했다. 미완의 9회전으로 해체하고 훗날 또 다른 모습으로 제10회전을 갖기로 다짐하고 각자의 자리로 잠적한 회원들은 '대전실험작가회', '대전트리엔날레' 등의 가교적 역할을 했거나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제 10회전은 언제, 누가, 어떻게 열게 될지 알 수 없으나, 요즈음 그것을 기대하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
이에 종합적으로 '대전 78세대'의 활동을 보자면 세미나 4회, 야외작업 3회, 정기적인 전시회 9회, 타그룹과의 연합전 1회, 타지역 초대전 3회로 정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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