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극심한 공황을 겪는 자살자 유가족·친구를 찾아 상담·치유하는 지원시스템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의 정신적 건강함을 회복·유지하는 정신보건 분야에 지자체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전화를 걸면 정신보건 전문요원의 자살예방과 자존감 회복을 상담받을 수 있는 '24시간 정신건강전화(1577-0199)'가 대전에서는 저녁과 주말에는 먹통이다. 낮에는 자치구 정신보건센터 전문 상담요원이 전화에 대처하지만, 야간과 주말의 위기 시민 전화에 답하거나 응대할 수 있는 부서나 조직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또 자살자 유가족과 친구에 대한 전문 상담과 치유를 돕는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대전에서 자살자 유가족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는 곳은 (사)생명의전화가 유일하며, 보건소의 정신보건센터도 인력부족 등으로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은 대전이 정신보건 업무에 상당히 소홀했고 타 지자체에 비해 뒤처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신보건 관련 담당자는 대전시에 1명에 불과하며 24시간 정신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광역단위 정신보건센터는 서울을 비롯해 7대 특·광역시 중 대전과 울산시만 없는 상태다.
인천을 비롯한 광역단위 정신보건센터가 있는 지역에서는 24시간 정신건강전화에 상담하고 대응하고 있다. 또 자살자 유가족과 친구에 대한 발굴 및 지원 전문인력을 배치해 이들의 자조·치유를 지원하고 있어 대전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의 정신보건 중요성을 인식해 단계적으로 상담·지원시스템을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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