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센터보다 시급한 'Wee클래스'

  • 사회/교육
  • 교육/시험

Wee센터보다 시급한 'Wee클래스'

최일선 상담창구 불구 일선학교 외면 담당교사 대부분 '9개월 계약직' 불과

  • 승인 2012-01-19 18:40
  • 신문게재 2012-01-20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의 한 중학교 상담 교사인 B(38) 씨는 사실 상담 업무에 애정이 거의 없다. 대학에서 교직을 전공한 B 교사는 결혼과 동시에 사회생활을 그만둔 후 제2의 직업으로 상담 교사를 선택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한 학교에서 9개월밖에 근무하지 못해 학생들과 제대로 된 상담은 거의 불가능했다. 학교 측에 여러 차례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전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B 교사는 “상담은 특성상 일회적이거나,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체계적인 상담 체계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선 학교들이 상담 시스템을 외면하고 있다.

현행 규정과 예산 등을 이유로, 상담 교사를 사실상 '알바생'으로 여기는가 하면,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담 문화 조성에는 무관심한 수준이다.

Wee센터는 대전교육청과 동·서부교육지원청에, Wee클래스는 일선 학교에서 운영되며, 이곳에는 모두 124명의 상담 교사가 있다. 이중 전문 상담 교사(정교사)는 26명이고, 나머지 98명은 상담 인턴교사다. 초·중·고교는 모두 289곳이지만, 상담 교사가 배치된 곳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문제는 상담과 인턴교사에 대한 일선 학교의 인식 문제다.

학교 폭력 등을 가장 많이 접하는 일선 학교에 근무하는 상담 교사는 모두 전문 교사가 아니다. 정교사 자격증이나 상담사 과정을 수료한 교사들이다. 게다가, 모두 최대 9개월짜리 계약직이다. 방학 중 계약직을 둘 수 없다는 규정에다, 근무기간이 1년이 넘으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 대전지부가 19일 성명을 내고, “인턴교사가 아무리 헌신적인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9개월 계약제로 근무하면서 안정적인 역할 수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신은선 서부교육지원청 전문 상담 교사는 “자체적인 시스템을 넘어 다양한 외부 전문가그룹과의 네트워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각 지자체 보건소에 설치된 정신보건센터나 의사회 차원에서 정신과 진료 및 상담을 해주는 네트워킹이 필요해 보인다.

상담 인턴교사의 활동 보장과 자유로운 상담 문화 조성도 필요하다.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하지만, 학교 폭력 등의 상담 과정에서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서 상담 교사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일선 학교의 설명이다.

이백희 갈마중 교감은 “우리 학교 인턴교사는 1년 6개월이나 근무할 정도로, 인정받는다”며 “제도와 자격, 자리에 연연하기보다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대 전우영(심리학과) 교수는 “전문 상담 교사와 일선 학교의 상담 업무 전담 교사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정상적인 학생들까지도 자연스럽게 상담실을 찾을 수 있는 문화 조성”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