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고생은 친구의 죽음에 자신도 책임이 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했다고 한다. 스스로 시교육청 Wee센터를 찾아가 상담을 받을 만큼 심리적인 고통이 컸던 것 같다. 심리상담사는 “상담을 받아가면서 심리가 안정돼 가는 과정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으로도 가슴에 맺힌 슬픔을 덜어내지는 못한 듯하다. 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얼마나 괴로웠을지 헤아릴 순 없지만 짐작만으로도 안타까운 일이다.
자살은 개인에게도 불행이지만 유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죄책감, 수치심, 분노, 혼란 등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자살예방 프로그램과 캠페인과 더불어 주변 사람들의 상처치유를 위한 노력과 프로그램도 병행돼야 한다. 누구보다 친구의 자살로 큰 충격에 휩싸여 있을 같은 반 동료들 치유부터 서둘러야 한다.
여고생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 사회나 교육계가 좀 더 섬세해야 할 점을 아프게 일깨운다. 사실 어른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면 방지할 수 있는 일이다. 고민에 빠진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적절한 구호조치가 가능한 학교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그것도 이중 삼중으로 구축돼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 경찰, 그리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도 절실하다. 사회구성원 모두 내 일처럼 관심을 보인다면 이번 같은 안타까운 일도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자각하게 하는 인성교육도 필요하다. 입시경쟁과 서열문화를 완화해 스트레스를 줄여줄 노력도 해야 한다.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이 뻗는 손을 잡아주는 손길이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