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졸 채용 부진한 지역 은행권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고졸 채용 부진한 지역 은행권

  • 승인 2012-01-17 19:47
  • 신문게재 2012-01-18 21면
국내 금융권 전반의 고졸 취업 확대와는 달리 지역 은행권의 문은 여전히 좁은 문이었다. 올해 대전지역 특성화고 졸업 예정자의 금융권 입사자 수로 보면 그렇다. 시중은행들이 야심차게 고졸 출신 채용 확대 계획을 내놓던 것과는 대조되는 실적이다. 일과성 고졸 채용 열기가 아니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결과다.

금융권, 그 중 시중은행은 한때 고졸 출신이 일자리를 휩쓴 대표적인 직장이기도 하다. 그러던 채용 판도가 바뀐 분기점은 1997년 IMF 금융위기였다. 이제 다시 그것을 깨야 할 때다. 대전지역 특성화고의 금융권 입사자가 보험사를 포함해 14명에 불과한 데서 이러한 기조가 요지부동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은행원의 90%를 고졸자가 차지하기도 했던 과거로 돌아가자는 뜻은 아니다. 고졸 채용 기피는 고학력 사회 분위기와 경쟁력 강화 명분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고졸 행원이 가능한 업무, 예컨대 창구 텔러행원 공채에 대졸자나 석ㆍ박사를 뽑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모처럼 고졸 채용의 불씨가 살아난 것은 단순히 고졸자 채용 확대 이상의 사회적 의미가 있다. 특히 학력 인플레이션, 학벌 중심 사회 타파라는 점에서다. 고졸 취업이 쉬워질 때 학력 철폐 기조 또한 자리잡는다. 고학력 편중은 여전한 채 보여주기나 생색내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

보도에서 지적된 채용의 서울 편중을 막기 위해서는 본사 중심의 모집 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현실적인 이유를 들며 대졸자가 넘쳐나는데 왜 고졸자를 뽑느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바로 그럴수록 지속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다만 대졸자 취업난 해소와 상충되지 않게 정책적인 배려는 필요하다.

지역 금융권부터 대졸 위주의 채용과 인력관리 시스템을 먼저 손질해야 한다고 본다. 학력이 아닌 실력 중심사회를 금융권에서 앞서 만들기를 희망한다. '열린 고용사회' 정책은 물론 정부 독려가 아닌 금융권이 자율적으로 호응하는 방향이어야 바람직하다.

지금처럼 고학력 실업자가 300만명을 넘나든다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금융선진국인 미국은 창구직원의 80% 이상을 고졸 사원이 지킨다. 고졸 우대 분위기가 생산성이나 경쟁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본보기다. 금융권 고졸 채용 정착은 대기업과 공공부문 고졸 채용의 선도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그러한 사회적 책임을 갖고, 특성화고 등 고졸과 지방 출신에 대한 인력 채용의 폭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길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 `혁신적 역발상` 통했다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 '혁신적 역발상' 통했다

세종의 높은 상가공실 문제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 문제 해결을 노린 혁신적 역발상의 '2024 세종상가공실박람회'가 실수요자들의 큰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상가 소유주와 실수요자를 연결함으로써 상가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으로 20일부터 21일까지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이틀간 1000여 명이 현장을 방문했고 프랜차이즈 부스에서는 6건의 실제 가맹계약이 성사됐다. 여기에 박람회 이후 10개 팀이 실제 상가 현장을 찾았으며 추가로 방문 예약..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