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대전지역 상업계고 졸업예정자 중 금융권 입사자는 이날 기준 산업은행 2명, 국민은행 2명, 우리은행 2명, 외환은행 2명, 기업은행 1명, 농협중앙회 1명, LIG손해사정 2명, 흥국생명 1명, 대한생명 1명 등 모두 14명으로 조사됐다.
모집공고는 모두 서울 본사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 보면, 대전여상이 지난 2009년 SK증권과 신한증권에 각 1명씩 취업자를 배출한 후 2년 만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9월 열린 고용사회 구현방안의 일환으로 고졸 채용 활성화를 독려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서울 본사 중심의 채용공고를 넘어 지역 내부적인 채용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교과부와 대전시 및 교육청, 대전상공회의소, 농협 대전본부,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등 17개 기관간 능력 중심의 고졸 채용확대 양해각서를 체결한 흐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이를 이행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의 대표은행으로 자리 잡은 하나은행과 농협의 고졸채용은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기 때문이다.
다만 3월께 내부적인 신용·경제 부문 사업개편이 마무리되면, 고졸채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역시 고졸 채용은 2008년 2명 이후 전무하다.
이와 달리, 타 지역 향토은행인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은 지역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을 채용했고, 올해도 각 은행별 최소 5명에서 최대 20명까지 선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년 전 지방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채용공고에 학력 제안을 폐지해 문호를 개방했다”며 “본사 차원의 채용이 원칙이고,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현실적으로 역차별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고졸채용을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상업계고 취업담당 교사는 “정부의 고졸 채용확대 발표 후, 은행에 입사하기 위해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취업의지가 높아졌다”며 “지역의 고졸 채용이 더 확대돼 학력이 아닌 실력 중심의 공정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졸 채용이 현 정부에서 끝나는 일회성 정책이 아니길 바란다”며 “교육청 금고에 선정되지 못한 은행들의 경우, 의도적으로 지역 인재를 배제하는 느낌도 들어 안타깝다”는 소견을 보였다.
이두배 기자 enq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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