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쌍용초등학교 3학년 박은아(11)양은 충남에서 단 1명 뿐인 초등학교 쇼트트랙 선수다.
▲ 박은아양 |
경력은 짧지만, 목표는 당차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국가대표로 빙판을 누벼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
어머니 최미라(42)씨는 “딸의 쇼트트랙 애정과 꿈이 대단하다”며 “평창올림픽 때 은아가 17살이 되는데 선수로서 기량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여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박 선수는 지역 내에 빙상장이 없는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훈련을 하려면 수 시간 떨어진 타지역으로 원정을 가야 한다.
충남의 '평창 꿈나무'가 빙상장이 없어 '떠돌이 훈련'을 하는 셈이다.
최씨는 “훈련을 하려면 집에서 오전 6시부터 나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며 “청주, 서울, 성남, 수원 등지의 빙상장을 전전하다 보면 몸도 피곤할뿐더러 경제적 부담까지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청주는 국제규격에 못 미칠뿐더러 서울 등지는 일반인까지 함께 이용하는 문제로 훈련에 애를 먹을 때가 잦다”며 “충남에 빙상장이 생기면 이같은 고충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단 박 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단국대(천안캠퍼스) 빙상팀도 사정은 마찬가지.
2010 밴쿠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의 소속팀으로 2006 토리노올림픽 3관왕 진선유 전 국가대표가 코치로 있는 명문팀이지만 태능선수촌, 중국 등지로 '떠돌이 훈련'을 감수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공공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쇼트트랙, 컬링, 아이스하키 등 전국체전 정식종목을 소화할 수 있는 빙상장은 전국에 모두 2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전에는 남선빙상장 1곳이 포함돼 있으나 충남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오는 5~6월께 아산에 빙상장 한 곳이 개관을 앞두고 있지만 실내체육관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시설이어서 지역 빙상 선수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뿐만 아니라 스키와 바이애슬론 등을 할 수 있는 설상경기장의 경우는 대전과 충남 단 1곳도 없어 동계체육 인프라가 열악하다.
충남빙상연맹 황기현 전무는 “충남에 좋은 동계체육시설이 있다면 선수들이 굳이 외지까지 가서 훈련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라며 “지역 내 인프라가 잘 갖춰져야지만 충남의 동계체육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시설 확충을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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