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이 김신호 교육감은 비통한 심정을 여과없이 드러냈고, 참석자 모두 책임을 통감하듯 무거운 표정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전날 사건 소식을 접한 김 교육감은 17일 오전 일찍 긴급비상대책회의를 마친 후 곧바로 동부교육지원청 업무보고에 참석했다.
김 교육감 도착 전, 일선 학교 교장과 교감을 비롯해 학교 운영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회의장은 우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한 김 교육감은 강흥식 동부교육장의 간단한 업무보고를 받은 후 곧바로 비통함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 교육감은 “요즘 아이들이 너무 외롭고 아프다. 안타깝고 침통한 심정”이라며 “외롭지 않게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고 싶다. 이제 아이들을 진정으로 주시할 때”라고 말했다.
학교 폭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 폭력 문제가 만연하다. 저연령화, 흉포화되고 있다. 심각한 범죄 행위라는 걸 판단하지 못해 더 심각한 범죄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학교폭력 등의 문제 때문에) 여기저기서 너무 불려다닌다. 할 일도 많은데, 너무 괴롭다. 눈물이 쏟아진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김 교육감은 “학부모와 교사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보듬고 관심을 가져달라”며 “자녀를 맡겼으면 선생님을 신뢰하고 존경해야 한다. 지금 선생님들은 무장해제됐다. 지도할 방법이 없다. 선생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교육의 책임자로서 너무 안타깝고 죄송하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지 말자.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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