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자살을 막지 못해 자책하던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대전 모 여자고등학교가 계속되는 학생들의 자살사건으로 침울한 분위기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17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고교생 A(17)양이 교육청 상담기구인 Wee센터의 집중 상담대상 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지난해 같은 반 학생이 목숨을 끊은 충격으로 괴로워하다 시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Wee센터를 직접 방문해 3차례 심리상담을 받았다.
상담을 맡은 심리상담사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학생이 상담을 받으면서 처음보다는 눈 마주침이 좋아졌다”며 “계속해서 심리상태를 안정시켜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은 교육청 담당부서에도 보고됐을 뿐 아니라 해당 심리상담사는 학부모와 병행된 상담과 담임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학생이 숨지자 상담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과 달리, 교육청의 Wee센터를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는 학생이 A양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해당 학생에 대한 교육청, 학교측의 세심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학생들보다 심리적으로 동요가 심각한 학생이었지만 이 학생의 심정 및 상태 변화를 세심하게 귀기울이지 못한 교육청과 학교측이 사건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난도 뒤따랐다.
16일 투신한 A양은, 집에는 보충수업을 받으러 학교에 간다고 하고, 학교에는 몸이 아파 학교에 나가지 못한다고 한 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양이 집중 상담을 받는 학생인 만큼 학교 측에서 A양의 집에 전화연락이라도 했다면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 이번 불행을 막을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누리꾼 'r*****6'은 “청소년 자살사건이 자주 들려오는것 같다. 친구의 자살을 막지못한 죄책감에 그런거라는데 너무 가혹한 결말이 아닌가”라며 “얼마나 괴로웠을까. 나는 지금 내 친구를 잃는 상상을 해보는 것만도 이렇게 슬퍼지는데”라고 푸념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자신을 꽃피우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는 현상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학생들에 대해 상담에만 의존하지 말고 주변 모두가 나서서 관심을 갖고 불상사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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