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 이야기]간담상조(肝膽相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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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의 묵향 이야기]간담상조(肝膽相照)

'서로 간과 쓸개를 꺼내 보이다'-상호간에 진심으로 터놓고 격의 없이 이야기한다는 뜻

  • 승인 2012-01-17 14:35
  • 신문게재 2012-01-18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 교장
당송 팔대가(唐宋八大家)중 당대(唐代)의 두 명문(名文)'한유(韓愈) 유종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들은 함께 고문부흥(古文復興)운동을 제창하며 학문을 같이한 친구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다. 당나라 11대 황제인 현종 때 유주자사(柳州刺史)로 좌천되었던 유종원이 죽자 한유는 달려가서 그 모지명(墓誌銘)을 썼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는 제쳐놓고 연로한 어머니를 두고 변경인 파주자사(播州刺史)로 좌천되어 부임하는 친구 유 몽득을 크게 동정했던 유종원의 진정한 우정을 찬양하고, 이어 경박한 사귐을 이렇게 썼다.

▲ 간담상조.
▲ 간담상조.
“사람이란 곤경에 처했을 때라야 비로소 참된 절개와 의리가 나타나는 법이다. 평소에 아무 탈 없이 평온하게 살아갈 때에는 서로 그리워하고 기뻐하며 때로는 놀이나 술자리를 마련하여 서로를 부르곤 한다. 또 거친 소리를 치기도 하고 지나친 우스갯소리도 하면서 웬만한 일은 서로 양보하고 손을 맞잡기도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서로 간과 쓸개를 꺼내 보이며(간담상조:肝膽相照)' 태양을 가리켜 눈물짓고, 생사(生死)서로 배신하지 말자고 맹세를 거듭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단 털끝만큼이라도 이해관계가 생기는 날에는 눈을 부릅뜨고 험악한 표정을 지으면서 언제 봤냐는 듯 안면을 바꾸기 일쑤다. 더욱이 함정에 빠져도 손을 뻗쳐 구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이 빠뜨리고 위에서 돌까지 던지는 인간이 이 세상 곳곳에 널려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간담상조라는 말도 그 발생의 근원에 있어 이미 허위나 배반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진정한 간담상조는 마음이 잘 맞는 절친한 친구로 우정의 격의 없음을 말한다.

이런 친구를 가진 우정의 분들도 많이 있어 생명과 같은 신체장기를 기증하여 그 분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며 새 삶을 살아가는 미담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사람들은 각박함의 어려움이 아무리 주위에 있더라도 아름다운 높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훈훈함이 많아지고 있다. 60년만에 온다는 임진 흑룡 새해에는 우리 주위에 더욱 많이 이루어져 간담상조(肝膽相照)정신이 우리 마음을 더욱 밝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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