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 |
반면에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절대적 가치와 본질에 입각해서 접근해야 할 교육문제가 변화와 혁신 그리고 경쟁과 성과라는 논리 아래 정치적, 이면적 힘겨루기와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어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교육계도 사회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은 혁신적인 변화보다는 진화 형태의 변화를 해야 바람직할 것이다. 섣부른 급진적 변화는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교육 개혁은 일부 문제점이 있는 교원들을 무능력교사, 폭력교사, 부패교사로 부각시키며 많은 교원의 명예퇴직을 불러왔다. 교권의 신뢰 추락과 더불어 교원들의 자긍심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
학교는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곳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보호 아래 안전하고 편안하고 신선한 곳이어야 한다. 작금에 교권이 실추되고 학생들의 인권이 강화되며 교사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학생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교사가 소지품 검사를 함부로 할 수 없으며, 인성교육과 생활지도를 위한 일기장 검사도 소신껏 할 수 없고, 적극적인 생활지도는 자칫 민원에 휘말리게 되어 생활 지도가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다 보니, 교사들이 학생들 간의 폭력을 사전에 예방하고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를 때 교권이 확립되고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교육을 통해서 '바른 가치관 형성'보다는 '성적 향상'이라는 결과물을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장기적인 교육과정 운영이나 '인성교육'은 뒷전으로 자꾸 밀리지 않나 싶다.
따돌림에서 출발하여 폭력으로 이어지는 학교폭력의 일차적인 책임은 학교와 교사에게 있다는 사실에는 반론을 제기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받는 장소가 대부분 학교 현장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또, 교사들은 학생들과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상태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수시로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는지, 반에서 누가 말썽꾸러기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필자를 포함한 우리 교원들은 직무를 게을리하거나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어려울 정도로 교권을 실추시켜 놓고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호들갑을 떨며 안전지킴이제 도입, 스쿨폴리스 창설 등 그 해결책을 학교 밖에서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학교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그 해결책이 바로 '교권 확립'이라고 생각한다. 교권 확립은 우리 교육의 희망이요, 필연이다. 교원을 대표하는 단체에서는 더 적극적인 교권회복 운동이 필요하며, 법 제정의 권한과 책임이 있는 국회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서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꺾일 대로 꺾인 교권 회복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교직사회도 사도(師道)를 망각하고 교권을 실추시키는 일어탁수(一魚濁水)의 교원에 대해서는 동료애적인 인정보다는 엄중한 조치로 교권이 스스로 무너짐을 방지하여 국민과 학부모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정(自淨)의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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