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선임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내정설이 나돌아 대전시와 미술계가 진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등 적잖은 파장도 일고 있다.
15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재단 대표이사 공개 모집을 마감한 결과, 미술계 인사 3명이 신청했다. 1차 공모가 무산됐던 만큼, 이번 공모에서는 적임자가 결정될 지 주목된다.
취재 결과, 지역 미술 평론가 H씨와 전직 미술관장 출신 A씨, 또 다른 미술인 등 3명이 공모에 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에선 A씨의 공모를 놓고 사전 내정설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으나, 대전시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하고 있다.
이런 의구심은 박인경 이응노미술관 명예관장의 행보와 맞물려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파리에 사는 박 명예관장은 고암 이응노의 전시 오프닝 행사에 맞춰 매년 3월과 10월에 한국을 찾으나 그가 재단 대표 공모기간인 11일 입국해 이달 말까지 머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술계가 '그녀의 입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견 문화계의 한 인사는 “몇몇 특정 인사에 대한 이름이 거론되더니, 내정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라며 “내정설의 주인공이 대표로 결정되면, 미술계는 물론 대전시의 신뢰도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외부 입김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 미술계는 물론, 지역문화계 전체가 정치적으로 좌우될 수 있다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미술계의 중견 인사는 “대전에 좋은 예술단체장이 응모하지 않는 이유는 시의 기관장 인사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라며 “무늬만 공모는 훌륭한 인재를 외면하고 결국 대전문화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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