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들에 대한 감사원의 예·결산 내역 감사에서 최소한 10%대 이상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5% 인하가 사실상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되면서 대학들이 따르고 있다. 더 내려야 한다. 정부는 1조7500억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들의 인하폭을 감안하면 10% 이상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학생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으니 문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충청권 사립대의 등록금 수준은 수도권 못지않다. 비싸게 받아도 될 만큼 교육환경과 교육의 질이 수도권 대학 수준이라는 것인가. 지역 경제가 수도권보다 못하고 학부모들의 살림살이도 수도권 비해 나을 리 없는데 전국 최고 수준의 등록금을 부담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뭐니뭐니해도 목돈이 들어가는 등록금이 가장 큰 짐이다.
물론 사립대는 국립대와 달리 재정을 압박하는 등록금 대폭 인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 대신 금고에 쌓아두는 것 또한 사실이다. 등록금으로 대학을 경영하는 시대는 지났다. 당장은 조직 혁신과 경비 절감, 과감한 투자 등으로 거듭나야만 미래가 있다.
등록금을 낮추라는 요구는 결코 무리한 게 아니다. 적립금도 좀 풀고 법정 전입금도 제대로 내고 구조조정과 재정 투명화를 통해 등록금 거품 좀 끄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수입 기반을 다양화하고 체질을 개선해 꼭 필요한 만큼의 등록금만 받으라는 것이다. 정부도 등록금을 더 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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