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역경제를 잔뜩 뒤덮은 먹구름을 생각하면 그 효과는 국지적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경제주체가 개발 기대감을 가질 사안은 아니라는 의미다. 가장 문제는 지역경제의 성장동력 약세를 뻔히 예견하고도 내놓을 처방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충남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데도 정책대안이 별로 없다. 골 깊은 세계경제 둔화 때문이다.
수출에서뿐 아니다. 지역경제는 앞서의 3중고로 내수가 부진해 성장을 견인하기 힘들다. 높은 물가와 가계빚은 거의 필연적으로 민간 소비 감소를 부른다. 따라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최소화가 올해 지역경제의 관건이다. 저성장, 고물가의 늪에서 빠져나오자면 진단부터 정확해야 한다.
원인부터 잘못 짚고 있다면 잘된 처방이 나올 리 없다. 고물가를 이상기후와 기업의 과다 이익 추구 탓으로만 보는 것도 그것이다. 저성장, 고물가, 가계부채를 함께 해결하려면 정책 간 충돌에 따른 제약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소비, 설비, 건설투자 등 내수 불안이 고용 불안으로 가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
새해 지역경제는 각 경제주체의 노력대로 굴러가지 않을 개연성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세계 주요 국가의 경제가 휘청거리는 탓이다. 또한 부작용은 조심하면서도 총공급을 제약하는 각종 정책 철회를 검토해야 한다. 곧 닥칠 선거 국면에서 복지 확대 담론을 얼마나 건실하게 수용하느냐 여부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결국 지역경제가 직면한 트릴레마(3중고)를 더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물가안정, 경기부양, 국제수지 개선에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 어렵겠지만 내수 침체 및 투자 감소 해소 방안에도 지혜를 짜내야 한다. 고용 없는 성장, 성장 없는 고용 모두 지역경제에 해롭긴 마찬가지다. 지역 기업들은 특히 지역민과 소통하는 노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 무대책은 제일 나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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