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설 앞 극장가 만화 속 친구들이 오라고 손짓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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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설 앞 극장가 만화 속 친구들이 오라고 손짓하네

  • 승인 2012-01-12 14:25
  • 신문게재 2012-01-13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장화신은 고양이-감독: 크리스 밀러·목소리 출연: 안토니오 반데라스, 셀마 헤이엑

▲ 장화신은 고양이
▲ 장화신은 고양이
그러고 보니 장화신은 고양이에 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슈렉 2’에 처음 등장해 슈렉과 한편이 되었다는 거, 궁지에 몰리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빛내는 ‘모성 자극’ 귀여움으로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필살기를 지녔다는 것 정도. 고양이는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피오나 공주의 ‘겁나 먼’ 왕국까지 흘러들어온 것일까. 영화 ‘장화신은 고양이’는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이다.

고양이 푸스가 자신을 소개하는 것으로 막을 연다. 킬러에 현상수배범이며 카사노바라는 그. 한때는 마을의 영웅이었단다. 그가 신고 있는 장화는 그의 선행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이 선사한 명예의 상징. 하지만 절친한 친구 험프티 덤프티의 과욕으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슈렉과 피오나, 동키나 진저브래드맨 같은 반가운 캐릭터가 혹시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일찌감치 접는 게 좋다. ‘장화신은 고양이’의 미덕은 원작 ‘슈렉’의 성공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데 있다.

푸스의 꿈은 마법의 콩을 심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는 하늘나라에 가보는 거다. 이 마법의 콩을 훔치려다 마을의 운명을 놓고 모험을 벌이게 된 장화신은 고양이의 활약상이 기둥줄거리다. 푸스의 목소리를 연기한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대표작 ‘마스크 오브 조로’와 ‘인디아나 존스’를 양 날개 삼아 신나는 활극 액션에 꽤 공을 들였다. 날렵한 고양이의 특성을 살린 지붕을 뛰어넘는 장면, 사막을 질주하는 마차 위에서 벌이는 역동성 넘치는 격투는 3D라는 강점을 감안해도 완성도가 꽤 높다.

캐릭터의 힘도 ‘슈렉’에 못지않다. 장화신은 고양이가 한껏 폼을 잡고 우유를 할짝할짝 핥아먹는 모습이나 위기의 순간 여지없이 등장하는 필살 초롱초롱 눈망울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짝을 이룬 매혹적인 도둑고양이 말랑손 키티, 미움보다 동정심을 유발하는 날달걀 험프티 덤프티도 눈길을 잡는다.

드림웍스는 슈렉이 떠난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시리즈를 붙잡은 것일까. 비록 ‘슈렉’의 스핀오프이지만 미국 시장의 성적을 보면 고양이 푸스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질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하긴 관객들도 날 선 칼싸움 대신 댄스 배틀을 벌이는 이 귀엽고 신나는 활극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감독: 이경호·목소리 출연: 태민, 써니, 윤다훈

▲ 코알라 키드
▲ 코알라 키드
하얀 털을 지니고 태어나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코알라 쟈니. 욕심쟁이 매니저 하미쉬와 악당 악어 보그 일당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진짜 영웅이 된다. 왕따와 학교폭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생각해볼 거리를 주는 영화다. ‘나는 특별하다’고 믿으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파이스토리’를 연출한 이경호 감독 작품. 한국의 기술력과 미국의 기획력이 만나 탄생한 글로벌 프로젝트. 코알라 윔벳 딩고 캥거루 등 등장하는 캐릭터와 배경을 호주로 설정해 전 세계 어린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코알라의 털 한 올까지 만져질 듯 드러내는 한국의 기술력이 자랑스럽다. ‘샤이니’의 태민이 쟈니의 목소리를 맡았고. ‘소녀시대’의 써니가 코알라 여전사 린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요나요나 펭귄-감독: 린 타로·목소리 출연:서신애, 김경식

▲ 요나요나 펭귄
▲ 요나요나 펭귄
일찍 아빠를 잃고 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녀 코코. 아빠가 남겨준 펭귄 옷을 입고 다니며 언젠가는 하늘을 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고 있다. 코코는 우연히 아기 도깨비 ‘깨비’를 만나 도깨비 나라를 찾게 되는데, 그곳 사람들은 대마왕 부카부에 대적할 영웅이 코코라고 믿는다. ‘은하철도 999’로 유명한 린 타로 감독의 신작.

가장 일본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린 타로 감독이 컴퓨터그래픽을 도입했다는 게 화제가 되었지만, 도구가 바뀌고 만듦새가 화려하긴 해도 그림과 풍경에 스며든 따뜻한 정서와 고운 색감은 린 타로만의 냄새가 가득 묻어난다. ‘한쪽 날개는 친구를 위해, 다른 한쪽 날개는 자신을 위해 펴라’는 코코 아빠의 가르침이 교훈적이다. 왕따를 당하는 코코를 통해 전하는 친구를 따돌리지 말라는 메시지는 덤이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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