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고용통계에는 늘 외화내빈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고용 없는 성장을 반전시킬 희망의 불씨라고 낙관할 수도 있겠으나 전반적인 일자리 사정이 개선됐다는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는다. 노동시장의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 사이드의 변화, 즉 베이비부머 세대의 재취업 및 자영업자 증가 등의 영향도 있다. 과대포장이나 과대평가는 금물이다.
충청권 고용시장 통계는 2010년 6.2% 성장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고용 호조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고용의 양질 면에서 올해 충청권의 고용시장 사정은 그리 낙관할 상황이 못 된다.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여러 지표를 감안하면 오히려 감소 전망도 내놓을 수 있겠다. 노동의 질 또한 문제다.
이번 통계는 조사기간 동안 1시간 이상 근로자 등이 취업자에 포함됐다 한다. 따라서 고용률에는 실질 취업률이 아닌 불안한 시간제 근무 등 취업자 산정에 일부 허구적 요소도 들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여기에는 장시간 근로를 완화하려는 정부의 정책효과도 한몫 했을 것이다.
아무튼 새해에는 고용을 늘려야 하고 특히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통계에 잡힌 모처럼의 고용안정 온기가 청년층과 취약계층에는 거의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해소해야 한다. 일자리가 없으니 자영업자가 되거나 파트타임을 구하고 이것이 고용통계에 잡히는 아이러니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고용증가는 경제 흐름 외에도 정부부처의 차질 없는 일자리 예산 집행, 또 지자체, 특히 충남도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추진처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달려 있다. 민간의 노력도 중요하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에 이어 3%대로 전망되는데, 고용이 경기후행지표여서 걱정스럽다. 정말로 충청권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려면 더 많은 정책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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