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특별시' 대전의 상징인 한밭복싱체육관이 국유지 변상금을 구하지 못해 폐업위기에 놓인 것과 관련 대전시가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세계챔피언 배출 등 복싱 도시로 우뚝 서기까지 이 체육관의 지역사회 기여도와 역사성, 문화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복싱계에 따르면 대전은 WBC(세계권투평의회)와 WBA(세계권투협회) 페더급 세계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했던 염동균, 역시 WBC, WBA 플라이급 두 체급을 석권한 고 이열우, 동양복싱연맹(OBF) 페더급 챔피언 오영세 등 세계적인 돌주먹을 배출했다.
이 세 선수가 세계무대를 호령하기까지 기량을 갈고 닦은 곳이 바로 한밭복싱체육관이었다.
비단 프로무대 뿐만이 아니다.
아마추어에서도 이 체육관의 기여도는 커 1969년 제50회 전국체전에 단일팀으로 출전,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 등을 따내는 등 대전 복싱의 위상을 빛냈다.
이수남 관장은 지역 체육인의 최고 영예인 대전시 체육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복싱계에서는 이같은 지역사회 기여도로 볼 때 경제적 문제로 폐업위기에 몰린 한밭복싱체육관이 존속되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화계에서도 이 체육관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체육관이라는 역사적 의미 등을 감안할 때 문화재로도 손색이 없다는 견해다.
대전문화연대 박은숙 사무국장은 “대전의 등록문화재 17건 중 원도심에 있는 근대건축물이 많이 있는 데 이 체육관 역시 건물 자체는 물론 역사적 의미 등을 고려할 때 문화재 등록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조만간 문화계의 뜻을 모아 등록문화재 지정이 가능하도록 대전시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이 문제와 관련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체육관 부지가 국가소유인데다가 건축물도 불법이어서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해당 토지 매입 또는 대체 부지 물색 등 시가 찾을 수 있는 대안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대체 부지를 구한다고 해도 건축물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보존할 수 없을뿐더러 예산 문제 등으로 토지를 사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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