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천]자치단체가 인구에 따라 웃고 우는 이유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가기천]자치단체가 인구에 따라 웃고 우는 이유

[시론]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 승인 2012-01-11 15:26
  • 신문게재 2012-01-12 21면
  •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대전시 서구의 인구가 50만 명을 채우지 못하여 부구청장의 직급을 2급(이사관)으로 환원하려던 기대가 무산된 반면, 1월 1일자로 시(市)가 된 당진시는 출범 직전에 15만 명을 초과함으로써 부시장의 직급이 3급(부이사관)으로 상향되어 닻을 올리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지방자치법상 '시, 읍(邑)의 설치기준'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인구이고, 당진의 경우 이전에 이미 시 설치가 확정되었지만 2011년 12월 23일, 15만 명째 전입자에게 성대한 환영행사를 열어 준 이유도 부시장의 직급 상향과 공무원을 증원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고 따라서 신생 시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뜻도 있었을 것이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시의 인구가 15만 이상이 되면 부시장은 3급으로 보임되며 행정기구는 의회사무국을 포함하여 4개국(局)을 두고, 15만 미만이면 부시장은 4급(서기관)으로 하며 3개국을 두되, 10만 미만이면 국을 두지 아니한다.

군(郡)도 15만이 넘으면 부군수는 3급으로 하고 국(局)을 둔다.

이와 같이 인구의 증감에 따라 부단체장의 직급이 오르거나 내리는데 충청권의 사례를 보면 서산시는 2000년에, 당진시는 2012년에 3급으로 상향되었는가 하면, 서구는 전출인구가 많음에 따라 3급으로, 논산시는 계룡시 분리설치로 인구가 줄어 4급으로 하향되었다. 즉 인구증가는 재정수입 증대, 지역개발 요인과 행정수요 발생에 따라 행정기구(국·과)의 설치와 공무원 정원, 부단체장의 직급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초자치단체라 하더라도 천안시와 같이 인구가 50만 이상인 시의 부시장은 2급으로 보임하고, 대도시로서 구(區)를 둘 수 있으며 지방교부세, 도세징수교부금 증액과 도시계획 변경 및 각종 인·허가권 확대 등 직접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크게 늘어난다.

인구가 100만이 넘는 수원시, 창원시는 2명의 부시장을 둔다. 이처럼 '인구 늘리기' 정책은 '저 출산 고령화'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한 국가차원의 과제인 동시에 자치단체의 입장에서 보면 더 가깝고도 현실적인 문제로 여긴다 할 수 있다.

자치단체가 '내 고장 주민등록 갖기 운동'을 벌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의 하나다. 종래의 인구 기준은 1990년 이전까지는 매년 1회 실시하는 상주인구조사(常住人口調査) 결과를 기준으로 하였으나 1991년부터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여러 자치단체에서 부풀려졌던 인구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예나 지금이나 자치단체의 인구는 시·군세(市·郡勢)의 바로미터였다.

조선시대를 보면 지금의 광역단체라 할 수 있는 도(道)의 관찰사는 종2품으로 참판(參判)과 동급이었고(부윤(府尹)도 종2품이지만 관찰사와는 다름), 기초단체격인 '고을'은 대체로 지역세로 구분하여 목사(牧使)는 정3품, 군수(郡守)는 종4품으로, 현(縣)중에서 큰 현에는 종5품인 현령(縣令)을, 작은 현에는 종6품인 현감(縣監)을 두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군을 갑지(甲地) 군과 을지(乙地) 군으로 나누어 군수 직급을 서기관, 사무관으로 차등을 두었는데 1960년대 후반 서기관으로 통일되었다. 민선 시장ㆍ군수ㆍ자치구청장은 '정무직'으로서 직급(職級)은 없으나, 연봉(年俸)은 당해 부단체장의 직급을 감안하여 책정하도록 되어있고 직책급 및 업무추진비 등에서 차이가 있으니 이 또한 인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기준을 객관적인 지표만을 강조한 나머지 주민등록상의 인구만으로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관할구역 면적이나 행정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구조, 지역 특성 등이 반영되지 않고, 또한 기숙사에 입주한 공단근로자나 학생 등 사실상 지역에서 생활하면서도 상당수가 주민등록을 하지 않음으로써 지역인구에 포함되지 않는 현실에서 일정 기준에서 인구가 불과 몇 십, 몇 백 명의 많고 적음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