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사 하기' 힘들어 떠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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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교사 하기' 힘들어 떠나는 현실

  • 승인 2012-01-10 18:43
  • 신문게재 2012-01-11 21면
학교와 제자들을 뒤로하고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떠나는 이유는 저마다 있겠지만 잇단 학교폭력 사태와 교권이 무너진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교사들이 사명감으로 꿋꿋이 지켜온 교단을 자긍심 상실, 무력감에 지쳐 떠나게 만드는 현실은 잘못돼도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2월 말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이 대전시교육청이 84명, 충남도교육청이 139명이라고 한다. 특히 중학교에서 교단을 등지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교사들이 일탈 학생들로부터 욕설은 물론 폭행·성희롱까지 당하고 있는 교실의 교권붕괴 현실이 주요인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여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이르는 상황이다 보니 주로 여교사들이 수난의 대상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중앙대 김이경 교수팀에 의뢰한 교원 사기 진작 방안을 보면 '학교 생활지도의 부담이 크다'는 문항에 중학교 교사의 평균점수가 가장 낮았다. 낮을수록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여교사가 남자 교사보다, 국·공립이 사립보다 어렵다고 호소했다. 중학교 여교사가 학생 지도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중학교에서 교단을 등지는 교사가 많다.

학생 지도가 너무 힘들어서, “선생님 하기가 정말 힘들어서”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늘고 있다는 것은 씁쓸한 일이다. 무력감에 교직에 염증을 느끼고 교사들이 교단을 대거 떠나는 상황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교사의 신뢰와 함께 교권을 확고히 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교사들 스스로도 노력해야 하지만 교권 붕괴를 부추기는 제도는 없는지 돌아보고 있다면 이 또한 고쳐야 마땅하다. 학교폭력만 해도 그렇다. 학교에서 폭력 사태가 생기면 교사 근무평점에 불이익을 주니 교사가 적극적인 대처를 꺼리는 것이다. 교사에게 책임을 묻겠다면 응당 실질적인 권한을 준 뒤 물어야 타당하다. 가해 학생을 확실하게 처벌할 권한은 없고 책임만 져야 하니 학생들의 생활 지도를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교사들도 사명감을 더 견고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예부터 천직이라는 말로 절대적 신뢰와 존경을 받아온 것이다. 교육자가 존경받는 사회라야 희망이 있다.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은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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