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도 없이 홧김에 물품을 부수거나 행패와 방화를 일삼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분풀이식 범죄'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둔산경찰서는 지난 9일 오전 3시8분께 유성구 장대동 한 PC방에 불을 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강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씨는 PC방 주인이 자신을 출입하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고 영업을 마친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앞서 8일 오전 1시 25분께 대전 동구 대동 한밭여중 근처 골목에서 나란히 세워진 승용차 6대를 10~2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파손시켰다. 백미러는 물론, 운전석 부근 앞유리창까지 깨지는 등 손해가 컸지만 피해자들은 “이유도 모르고 당했다”며 황당한 표정 일색이었다.
지난해에는 술에 취한 시민이 경찰청 초소를 공격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24일 밤 11시 10분께 한 시민이 자신의 112신고를 제대로 접수해주지 않는다며 대전지방경찰청 초소를 파손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초소에 설치된 유리창이 깨지면서 근무중이던 경찰이 부상을 입을 뻔하기도 하는 등 우리 사회의 불만족이 폭행과 행패로 이어졌다.
주부 한수영(38)씨는 “지난해에도 다른 지역에서 묻지마식 폭행을 저질러 시민이 큰 부상을 입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신의 분을 삭히지못해 폭행하고 때려부수는 식의 범죄가 계속되는 한 거리에 나서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가 불안하고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지만 범행을 통해 자신의 불만을 해소해서는 안된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불만을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하며 상호 관심을 기울이는 등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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