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덕일 한국관악협회장 |
경제적 측면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원도심의 재생산에 초점을 두고, 문화적 측면에서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이 서울이 중심인 것을 국토의 중심지인 대전을 서울에 버금갈 수 있는 대전이 되기 위한 문화 콘텐츠를 짜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때 조수미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종합예술학교 설립의 이야기가 대두되고 있다.
우선 환영한다.
35년 전 일이다. 필자는 한ㆍ일 관악 교류차 일본 이시카와현의 가나자와시, 고마쓰시 등 몇몇 도시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때 재래시장을 들렀다. 가는 곳마다 시장 길목 혹은 자그만 공터에서 관악연주회가 있었다. 매주 토ㆍ일요일에 열린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원도심의 상권이 신도심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를 타개하고자 시작한 것이 음악과 미술을 이용한 문화운동에서 찾고자 했단다. 토ㆍ일요일에 시장에서 연주하고 미술 전시회를 열어 사람을 모은 것이다.
그 사람들은 편한 복장으로 나온 김에 물건 사가고 문화를 즐기니 이런 것이 활성화되어 원도심이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화가 경제를 이끌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그때 우리에게 먼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20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도 대ㆍ소도시 할 것 없이 원도심이 쇠락하고 있다. 단체장들은 이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능사인 것처럼 길을 넓히고 집짓고 외향적인 것을 선호하다보니 문화(정신)면을 소홀히 한 탓이라 생각해 본다.
우선 현 도청부지에 종합예술학교를 설립한다는 그 뜻 환영한다. 설립한다면 이름대로 종합예술학교이니만큼 음악을 비롯 미술,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포용해서 활용 할 법하다. 그런데 조수미 아카데미라는 이름이 나온다. 분명 조수미는 세계 음악계에서 명성이 높다. 언젠가는 한국에 돌아와 그 이름에 걸맞게 한국을 위해 봉사 할 것으로 믿는다. 그 봉사의 중심이 대전이면 더욱 좋다. 모든 예술이 서울이 중심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름을 붙임에 꼭 조수미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가 있을까? 분명 조수미 이름의 메리트는 있다. 하지만 메리트가 있다하여 이름 붙인다면 대전의 의미는 어떻게 되나.
차라리 한밭예술종합학교 혹은 대전 이름을 넣는 것이 더 나을 듯 싶어 이름 붙임에 신중해야 되지 않나 싶어 지적해 본다. 혹 조수미의 이름을 이용한 상업적 의미와 이름 뒤에 숨어 이를 이용한 이익을 챙길 수 있을지 모를 어떤 것을 대비해서도 그렇다.
앞으로의 세기(世紀)는 문화가 세계를 지배 한다고 한다. 그렇게 믿는다. 이번기회는 한밭이 준 행운이다. 그 옛날 충남 갑부 김갑순이 지어준 이 땅에 먼 훗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여 지은것인 지도 모른다. 이를 활용해야 한다. 그것은 곧 문화다. 문화만 활성화되면 경제는 자연히 따라 올 것이다. 그런데 꼭 조수미 아카데미라고 이름 붙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앞서 말한 대전을 상징해야 할 것이다. 잘못 오해하면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는 인상으로 비칠줄 모를일, 어쨌든 종합예술학교 설립 의견을 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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