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중 충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충남의 농어업 생산이 연간 1158억 원이나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분야는 축산업이고, 양돈 한육우 양계 순으로 피해가 클 것으로 추정했다. 홍성에 전국에서 가장 큰 축산단지가 있는 만큼 축산업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 한·EU FTA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분야가 축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대로라면 줄줄이 파산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
김 연구원은 FTA 발효에 따른 축산업 대책을 정부가 주도하되 피해보전직불제 확대, 폐업지원제도 강화, 후계농업인력 양성 등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충남도도 중앙정부와 대화채널을 확보하는 한편 충남만의 차별화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옳은 지적이지만 중장기 대책뿐이 아니다.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당장의 처방전도 마련해야 한다.
쇠고기 소비 활성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시행에 옮겨야 한다. 쇠고기 산지 가격이 소비 현장에서 신속히 연동되도록 직거래 장터 등의 확대도 검토해야 한다. 값비싼 한우 등심을 먹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축산 위기가 피부에 닿지 않는다. 비상식적인 음식 값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지도도 있어야 한다. 유통 구조를 뜯어고치는 한편 사료값 지원과 같은 축산농민의 요구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소값 안정을 비롯한 농어업 대책을 이달 중으로 확정해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충남은 정부의 대책을 기다리기보다 현실적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3농 혁신'으로 FTA의 파고를 넘겠다는 복안이야 나무랄 데 없지만 그것도 농어업 기반이 남아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쌀과 마찬가지로 소도 우리가 지켜나가지 않으면 안 될 귀중한 식량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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