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이하 예당)의 한해 공연예산 가운데 절반이 넘는 예산이 음악 분야에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예당의 기획공연 예산에 따르면 올 예산 24억 가운데 음악(오페라 포함)분야에만 무려 절반이 넘는 13억5550만원(56.3%)이 배분됐다.
연극(뮤지컬 포함)은 5억9450만 원, 무용(발레포함) 4억5000만 원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공연 편성에 이어 예산 배분에서도 음악 분야만을 '우대'하는 예당의 처사에 공연계의 불만은 갈수록 커져가는 상황이다.
이런 불만에도 예당 측은 음악 장르 50%, 연극 25%, 무용 25% 등의 비율로 매년 예산을 짜고 있다.
쉬운 기획물만을 편성하는게 아니냐는 말이 이래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예당 관장의 전공 분야(음악)에 따라 예산 배정이 좌우되는게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비(非) 음악 쪽에선 관객동원, 인지도 등에 치우쳐 음악 예산을 선 편성한 뒤 남는 예산으로 다른 분야 예산을 짠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전시가 내려주는 예산을 대리 집행하는 역할만을 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수준 높은 공연을 만들어 내기 보다는 안정적 수입만을 감안해 음악 공연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는 게 비 음악 분야의 지적이다.
문화계의 한 인사는 “예당이 다목적 공연장인 만큼 대전을 대표할 만한 기획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며“이것이 바로 예당에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이유가아니냐”고 반문했다.
예당 관계자는 “작품성과 인지도 등이 높은 공연을 음악 기획공연에 올리다보니 어려움이 뒤따르는게 사실”이라며 “장르와 지역예술단체 간 배분을 균등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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