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의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은 지금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공연장 외에 연습 공간이 턱없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웃다리농악이 전수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했지만 공간 협소와 소음 등을 이유로 유성구 상옥체육공원 내 교육관으로 옮겼다. 39억원이나 들여 지은 무형문화재 전수관이 어쩌다 애물단지가 되었을까.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은 “건립 당시 한 번만이라도 보유자들에게 설계도면을 보여줬다면 시행착오는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마디로 졸속으로 지어졌다는 얘기다.
풍류센터는 동구 소제동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진다. 공간으로 보면 전수회관의 2배 규모다. 이곳에 소목장 단청장 악기장 짚공예 등 그동안 외면 받았던 기능장들을 수용할 계획이다. 역세권이어서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지역 고유문화에 대한 시민 관심을 높이고 많은 시민들이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 풍류가 흐르는 거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의도야 나무랄 데 없지만 이번만큼은 제대로 지어야 한다. 풍류센터 건립에는 139억원이 투입된다. 전수회관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 이상의 실수는 없어야 할 것이다. 설계는 이미 다 나와 있겠지만 직접 사용할 무형문화재들에게 수시로 의견을 묻고 들어서 공사에 반영하기 바란다. 거듭 시행착오를 해도 될 만큼 재정도 넉넉하지 않다.
홀대 당하던 전통문화가 면면히 이어진 것은 수많은 '전통문화 지킴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1세기는 문화적 개성과 다양성이 부각되는 시대다. 선진도시는 탄탄한 문화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고 그 기반은 전통문화, 고유의 문화다.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전승하는 일이기에 거듭된 시행착오에도 시민들이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풍류에는 '바람이 분다'는 의미도 있다. 제대로 짓고 운영해 한밭에 문화의 바람이 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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