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하락은 무엇보다 사상 최대치의 사육수와 관련이 있다. 특히 정부의 육성책 및 한우 규모화와 전업화로 최근 2년 사이 크게 늘었다. 현재 한·육우는 충남 40만여 마리, 충북 19만여 마리, 대전은 5000여 마리로 집계된다. 이 같은 공급 과잉 상태에다 수입 증가, 소비 둔화도 원인이다. 구제역 이후 소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몰린 탓도 크다. 비정상적인 유통구조의 모순도 이 기회에 손봐야 할 과제다.
게다가 굶겨 죽은 소 9마리가 상징하듯 사료가격 폭등도 농가를 옥죄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우산업 붕괴가 우려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공급량 통제와 소비 촉진과 함께 축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와도 연관해 풀어야만 한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산지 한우가격은 초강세를 유지했었다.
지난해 4분기 한우와 육우 사육수는 전분기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공급 과잉 억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사육 포기는 아니다. 충남도 관계자의 전망처럼 현재 입식 중인 송아지들이 시장에 풀릴 4~5년 뒤까지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우 가격 회복에 최소 2년은 소요될 걸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결국 답은 공급 과잉을 막는 적정 사육수 유지에 있다. 자율도태 장려금 지원 확대를 포함한 다양한 시책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와 기업, 군부대 등 집단급식소에 대한 소비 촉진에 나서야 한다. 5일 구본충 충남도 행정부지사가 단기적으로는 소비를 촉진하고 장기적으로는 과잉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한 그대로다.
한우값 안정대책은 가격 회복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송아지값이 최저점으로, 심지어 50만원까지 떨어진 현실을 경시할 수 없다. 예산 추가 투입과 대책 현실화로 본격적인 시장개방보다 먼저 축산농가가 몰락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한우반납운동 같은 것은 다시 나오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한우산업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한·미 FTA 후속대책과 나란히 다뤄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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