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고양이를 좋아하십니까. 일본산 애니메이션, 할리우드 3D 애니메이션에 물리셨습니까. 그렇다면 스페인산 애니메이션은 어떨까요. 스웨덴의 유명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밀레니엄』을 읽어보셨습니까. 이들 질문에 “예”라고 답하는 영화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영화들이 이번 주말 대전아트시네마 스크린에 오른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감흥을 기억하고 있다면, 라틴 재즈를 좋아한다면 '치코와 리타'는 절대 놓치지 마시길.
▶고양이 춤
길고양이들의 희로애락을 경쾌한 터치로 그린 다큐멘터리. 새끼가 죽고 친구가 로드킬당하는 고난 속에도 고양이들은 장난을 치고 꽃냄새를 맡고 낯선 동물 친구들 혹은 인간들과 소소한 인연을 쌓아간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포착한 각별하고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따뜻하다. 이용한 시인의 에세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에 실렸던 사진들과 윤기형 CF 감독이 찍은 영상이 어우러진다.
▶창피해
▲ 영화 '창피해' |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 그 사랑을 채우는 각별한 감정과 아련한 감촉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불친절한 설명, 상투적인 비유들이 거슬리긴 하지만 사랑의 긴장감을 이미지로 포착해내는 감수성이 탁월하다.
▶치코와 리타
'아름다운 시절'의 스페인의 거장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과 스페인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하비에르 마리스칼, 쿠바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가 만나 탄생한 에니메이션. 천재 피아니스트 치코과 가수 리타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안타까운 사랑을 그렸다.
전편에 흐르는 라틴 재즈,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막을 올리듯 울려퍼지는 브라스 합주. 음악이 추운 마음을 덥혀준다.
▶밀레니엄 제1부-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은 스웨덴의 유명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유작. 원래는 10부작으로 구상됐지만 작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3부까지만 완성됐다고 한다.
악의 근원을 파헤치는 천재 해커 리스베트와 저널리스트 미카엘의 활약을 그린다. 영화는 이미 완성된 3부작 중 첫 번째 편으로 원작을 충실히 스크린에 옮겼다. 다음 주 개봉되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밀레니엄'은 이 영화의 리메이크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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