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을 괴롭히는 범죄자들을 집중적으로 단속할 것입니다.”
대전경찰이 수사권 조정안 개정 실패 후 검경 갈등의 폭풍 속에서 민생치안에 역점을 둔 수사에 집중키로 다짐했다.
지난해 수사권 독립을 외쳤지만,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로 풀이된다.
이상원 대전경찰청장은 5일 대전청 무궁화 홀에서 열린 내부지침 교육에 참석, 모두발언을 통해 서민 대상 범죄 해결을 최우선의 과제로 꼽았다.
이 청장은 “실적 위주의 수사 관행은 더는 용납될 수 없으며 국민이 바라는 수사경찰상이 아니다”라며 “소액 사건, 보이스피싱, 저작권법 위반, 조폭, 주취자 등 실생활과 관련된 사건 해결을 통해 서민들의 아픔을 보듬어 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대전청은 서민을 괴롭히는 조직폭력배 특별단속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강력하게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을 앞두고 2개월(10월 24일~12월 31일)동안 조직폭력 특별단속을 전개, 지역 조직폭력배 26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민 생활에 피해를 주는 갈취폭력, 상습폭력, 음주폭력 등의 혐의다.
경찰이 민생치안 해결에 관심을 쏟는 데는 수사주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 수사권 조정 개정안을 놓고 경찰이 자체 토론회뿐만 아니라 SNS 홍보 등 전방위적으로 국민에게 수사주체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면서 국민의 싸늘한 시선만 받았을 뿐이다.
시민 오성미(46·여)씨는 “얼마 전에는 우리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 날마다 불안한 마음”이라며 “수사권 독립 등 사안도 중요하지만, 서민들은 그게 검찰이든 경찰이든 실생활의 문제에 대해 수사를 해달라고 할 때 제때 수사해주고 해결해주는 수사기관을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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