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겸훈 한남대 입학사정관 |
이 시점에서 지난 4년의 국정운영 성적표를 살펴보자. 분명히 밝히는데, 임기가 아직 1년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그간의 성과를 거론하는 것은 공과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확신에 찾던 그 약속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되돌아보고자 함이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4년 동안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1%에 1인당 국민소득은 2만579달러(2010년)이며 결과적으로 2007년 세계13위이던 대한민국의 경제규모는 2010년 세계15위로 추락했다.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코스피(종합주가지수)는 이명박 후보가 2008년에 3000선을 돌파하고 5000선은 임기 중에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 코스피는 180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일자리창출은 연평균 20만2000명에 불과했고 여성일자리는 연평균 6만6000명 증가에 그쳤으며 청년실업률은 평균 7.8%로 더욱 악화되었다.
한편 같은 기간동안 가계실질소득은 0.6% 증가한 반면 소비자물가와 아파트전세가격은 각각 연평균 3.7%와 6.6% 급상승하였다. 이러한 경제지표를 통해 볼 때 MB정부 들어 우리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국민들의 아우성이 엄살이 아닌 것이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한국경제는 이미 비록 부분적이지만 선진국형의 '고용 없는 성장구조'를 띠고 있었기 때문에 7%의 고도성장은 불가능했다.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문제제기를 했지만 우리들 스스로가 귀를 막고 듣지 않았거나 일부언론의 왜곡된 정보에 속은 것이다. 좀 솔직히 말하면 우리를 부자 되게 해준다는 사탕발림에 이성을 잃었던 것은 아닐까.
이명박 정부는 줄곧 대기업과 부자중심의 줄푸세 정책을 고집했다. 법인세 인하와 부자감세정책 더나아가 고환율정책을 통해 수출중심의 대기업의 이익을 보호해주었다. 그러면서 청년실업자가 급증하자 MB정부는 대기업 총수들을 모아놓고 투자와 고용 확대를 요구했다. 그 결과는 경제개혁연대가 발간한 보고서인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경영격차 분석과 시사점'으로 대신하자.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0년 10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평균 고용인원수를 비교한 결과 같은 기간 동안에 대기업은 759명에서 695명으로 크게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66.4명에서 69.8명으로 증가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MB정부의 대기업중심 고용창출정책은 애시당초 실효성을 거둘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대통령은 어느 날 갑자기 '친서민 중도실용'을 외치더니 수천억원 규모의 휴면예금과 기업 및 은행들의 위탁금을 재원으로 미소금융중앙재단(미소재단)을 설립했다. 일반시중은행에서 돈조차 빌릴 수 없는 저신용 저소득층의 자활을 지원할 한국형 '마이크로 파이낸스'라고 자랑했다.결과는 참담하다. 미소금융의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과 소속간부가 돈을 빼내 횡령했거나 지원대상자 선정과정의 비리 등으로 얼룩져 MB표 서민금융정책은 사실상 '파산'상태다.
헨리 포드는 실패란 보다 현명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임진년에 있을 4·11총선과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2007년 12월의 선택에 대해 철저하게 성찰하자. 왜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정치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며 왜 그의 역사의식과 철학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들이 놓여있다. 1%가 이 시대를 주도할는지는 모르지만 99%만이 역사를 바꾸고 시대를 흐르는 물길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하나하나 기억하고 꼭 참여해 투표하자. 분노는 참여할 때만이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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