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는 5일 오후 성무용 시장을 비롯해 14명의 재단이사와 2명의 감사 등 임원진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발기인 대회 및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이사진은 정관과 사업계획, 임원선임 등을 심의 의결하고 충남도에 재단설립허가 신청과 직원채용을 결의했다.
따라서 직원채용, 재단 법인등기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2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화재단은 성정동 옛 천안문화원 건물에 설치돼 올해 천안시 출연금 3억과 문화예술진흥기금 8억6100만원, 이자수입 3100만원, 위탁사업비 23억7000만원 등 35억6000만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하지만, 시는 이사 14명의 이사 가운데 시장과 시의원, 복지문화국장 등 당연직 3명 이외 민간인 11명을 공모절차 없이 모두 시장이 임명했다.
감사 2명 가운데 당연직을 제외한 1명도 시가 자체 선발해 임명했다.
시는 임명직 이사에 후원금 확보를 위해 기업인협의회와 상공회의소 등 경제계 4명, 문화계 6명, 교육계 1명을 선발했다고 밝혔지만, 올해 후원금 모금계획조차 세우지 않아 진정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이사 선정에 각계 의견을 취합했다고 밝혔지만, 과정이 불투명한데다 선임 이사가 천안시 간부공무원 출신이거나, 시로부터 예산지원을 받는 단체의 장, 시장의 측근 인사가 대부분으로 이사회 자체가 거수기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교육계도 현역 교육위원조차 배제되고 후보였던 인사가 임명됐고, 각종 문제를 일으켜 시로부터 예산지원 중단과 함께 사무실조차 환수당했던 전 문화원 이사도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강석 천안시의원은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 시는 시의회에 관이 주도하는 문화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설명하고는 실제로는 독립성, 자율성, 전문성을 모두 배제했다”며 “마치 천안시가 문화계에 무소불위 권한을 행사하려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전종한 천안시의원도 “재단을 설립하면서 이사를 공모조차 하지 않은 것은 시장 측근을 위한 인선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나쁜 선례가 자칫 문화계를 자치단체장 사조직으로 만드는 부작용으로 이어질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공모절차는 거치지 않았지만 각계의 의견을 존중해 이사를 선임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문화재단이 천안의 문화정책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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