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앞 눈치우기 조례 허울뿐

제설 책임규정 없어 실천주민 소수에 그쳐

대전 5개 자치구가 눈이 내렸을 때 주택과 상가 인근의 제설과 제빙책임을 조례에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경우는 소수에 그쳐 아쉬움을 사고 있다.

동구를 비롯해 5개 구청은 2007년 '대전시 동구 건축물관리자의 제설 및 제빙 책임 등에 관한 조례'를 통해 “건축물관리자는 관리하고 있는 건축물의 대지에 접한 보도·이면도로 및 보도에 대한 제설·제빙작업을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제빙·제설의 책임범위도 구체적으로 규정해 “건축물관리자가 수행하는 제설·제빙작업의 책임범위는 건축물의 대지경계선으로부터 1.5m 부분까지”라고 정했다.

조례에 따라 주택과 상가에 인접한 인도의 대부분은 건축물관리자의 책임 제빙·제설 구간에 해당하는 것이다.

눈을 치우는 시간 역시 세밀하게 정해 “낮에는 눈이 그친 때부터 4시간 이내에 제설·제빙작업을 완료해야 하며, 야간에 내린 눈은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제설·제빙작업을 완료해야 한다”고 정리되어 있다.

또 “눈·얼음을 보도 가장자리에 치우거나 모래나 염화칼슘을 뿌린다”고 제설방법까지 규정했다.

하지만, 조례를 준수하지 않고 눈을 쌓아둔 경우의 벌칙은 나와있지 않다. 여러 규정만 나열했을 뿐 주민들의 책임 있는 참여를 이끌 수 있는 규정은 조례에 포함되지 않은 것. 내 집·상가 앞 눈치우기에 대한 홍보도 부족해 제설·제빙의 범위와 시간을 아는 주민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자치구 관계자는 “제설관련 조례에 과태료 논의는 정서적 거부감에 도입이 중단된 상태”라며 “눈이 왔을 때 내 집·점포 앞을 치울 수 있길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