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대전교육은 성과도 많았지만,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교 폭력을 비롯한 교권 침해, 학력 신장, 인성교육 등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쌓여 있다.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올해 대전교육 방향을 '거화취실'(去華就實)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기하겠다는 의미다. 무거운 과제를 가장 앞에서 이끌어야 하는 김 교육감을 만나 올해 대전교육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작년에는 대전교육에 많은 일이 있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 김신호 시교육감이 올해 대전교육 방향을 사자성어 '거화취실(去華就實)'로 표현, 내실 강화의 해로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졌다. |
특히 학력신장을 위해 노력한 결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ㆍ중등 최상위권 성적을 얻었고, 학교 향상도 100대 우수학교 중 관내 학교가 시ㆍ도별 구성 비율에서 28.4%를 차지해 전국 1위에 올랐다. 전국 시ㆍ도 장애인 복지 인권비교 연구 결과, 특수교육분야 전국 1위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4년 연속 1위도 있다. 제3회 대한민국 휴먼대상에서 국무총리상 수상과 행정안전부 주관 공무원 정보지식인 대회에서 기관과 개인 모든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대전교육의 추진 방향을 밝혀달라.
▲우선, 학생들을 더불어 사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인간으로 육성하기 위해 실천중심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
또 현재 세계가 요구하는 글로벌 미래사회의 역군인 창의적인 융합인재 육성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 맞춤형 진로·진학교육도 강화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평생교육의 저변을 확대하는 등 내실도 다질 방침이다.
교실수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신뢰받고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들고, 따뜻한 교육복지를 확대해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지원에 진력하겠다.
교사와 학생의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학교 현장을 최우선에 둔 지원행정을 강화하겠다.
특히, 세종시 정부부처 이전과 관련해 대전이 교육과 문화 예술 및 정주의 거점 도시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한국교육의 허브 구실을 할 계획이다.
-사교육비 문제는 학부모의 최대 걱정이다. 어떻게 보는가.
▲사교육비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아이 기르기가 무섭다는 목소리도 들릴 정도다. 더 이상 웃어넘길 수만은 없다.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교육 내실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사교육이 성행하거나 교과교실제 등 시설 여건이 갖춰져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학교를 대상으로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 25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교과와 논술, 예ㆍ체능 실기 고사 등을 학교에서 직접 교육하거나 방과 후 프로그램을 특색있게 운영하는 사교육 없는 학교 40개교를 운영 중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교육비 경감대책 특별지원금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저소득층 방과 후 학교 자유수강권 수혜자를 확대하고,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초등 돌봄교실의 운영방식을 일반형, 종일형, 엄마품 온종일형으로 구분해 141개 초등학교에 192학급을 운영했다.
-현재, 대전교육청의 외국어교육 정책이 궁금하다.
▲외국어교육 역량은 전국 최고의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모든 초·중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고 최신 수업 기자재와 영어도서를 갖춘 초등영어실과 중·고등학교 영어전용교실 구축에 주력했다.
지난해부터는 듣기와 말하기, 읽기와 쓰기라는 네 가지 기능을 고루 기르는 실용영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영어로 수업하는 우수교사 양성, 실용영어교육 내실화, 학생 영어체험 교육 강화, 영어수업 개선 연구 활동 활성화 등 4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우리는 해외 학교와의 다양한 온라인 수업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실시해 온 영국문화원 해외 수업교류 프로그램에 현재 5개 학교가 참가하고 있고 호주의 아시아교육 재단과 퀸스랜드 주 정부가 후원하는 '한-호 브릿지 프로젝트'에 4개 학교가 참가한다.
호주 뉴잉글랜드 대학교의 교육학과에서 추진하는 화상 비디오 콘퍼런싱 수업교류는 대전대청중과 성덕중이 참가하는 등 국제화 시대에 인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데, 어떻게 진단하는가.
▲기성 사회의 그늘진 부분이 학교에서 왕따라든가, 학교폭력, 욕설, 성폭력 등으로 나타나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국적인 병리현상이다. 중학교에 집중돼 있다. 이는 학생들의 행동 특성 때문이다. 반항기인 사춘기에다, 감성 문제 등 민감한 시기다.
가해 학생들이 범죄라는 사실을 모르고, 피해 학생의 고통조차 모른다. 두 가지 때문이다. 우선, 가정교육이 제대로 안됐고, 학교 교권이 무너진 것이 주요 이유다.
사실 학교 폭력은 요즘 폭증한 건 아니다. 과거에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폭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쳐선 안된다. 더 많이 드러나야 한다. 그래야 정화하고, 치유할 수 있다.
-학교 폭력 문제의 대책은 무엇인가.
▲우선, 생활지도와 상담을 강화하고 Wee스쿨과 대안학교 설립 등 예방적 차원의 인성교육을 추진하며, 사안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하고 치유까지 하는 교육 안전망을 설치하겠다.
초등학교 CCTV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학교폭력예방 스마트폰 어플을 활용해 즉시 신고 체제를 만들겠다.
특히 사이버 폭력예방을 위해 속어, 욕설 사용 안하기, 선플달기 캠페인 등 자정활동을 펼치고, 생명존중교육을 강화해 자살예방에도 노력하겠다.
-해피스쿨 대전교육사랑운동의 열기가 뜨거웠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해피 스쿨! 대전교육사랑운동은 의욕을 갖고 시작한 사업으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대전의 200대 주요기업을 직접 방문해 이뤄낸 2011년 12월 말 현재 82개 기관(학교)이 학교사랑결연을 맺어 협력관계를 구축해 기업체와 단체, 독지가들로부터 25억원의 교육지원금을 유치했다.
지식이나 예술적 재능기부도 줄을 이었다. 특히 지역 미술계의 대가인 기산 정명희 화백이 평생을 기울여 완성한 177억 상당의 역작 1396점을 대전교육을 위해 기증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2차연도로 교육 기부 운동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먼저 대전의 모든 학교에서 1교 1사 결연을 완료하고, 1000명을 목표로 지식ㆍ재능기부단을 모집하며, 초, 중학교 각 1곳을 교육 기부 연구시범학교로 운영하겠다.
-내년 7월 세종시가 출범한다. 대전교육청의 역할은 무엇이라 보는가.
▲세종시가 완벽한 도시 요건을 갖추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교육과 정주, 문화예술의 배후 거점도시인 대전의 미비점들을 보완하고 후견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전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전 정부부처가 내려오는 상황에서 대전이 한국교육의 중심에서 중요한 부분의 구실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현행업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필요 없는 업무를 없애거나 축소하는 등 교육행정의 최적화와 효율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대전시민과 교육가족에 한 마디 부탁한다.
▲임진년 새해에도 더욱 대전교육의 발전을 위해 교육행정의 모든 분야를 최적화하고 선진화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부디 더 많은 성원과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 더 낮은 자세로 시민 여러분과 교육가족과 소통해 소중한 소리를 경청하고 염원을 이루어 내도록 하겠다.
대담=오주영 교육문화부장·정리=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