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 |
이 선객 중 한 자루의 칼을 소중하게 껴안고 있는 초나라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의 재미있는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강 한복판쯤에 이르렀을 때 그렇게도 소중하게 껴안고 있던 칼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앗 큰일났다!”
당황한 사나이가 지르는 소리에, 선객들은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는 허리춤에서 주머니칼을 꺼내 지금 칼이 떨어진 장소의 뱃전에 자국을 내서 표지를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향해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내 칼은 여기서 떨어졌거든. 표시를 해 놓았으니까 이제 안심이지.”
얼마 후 배는 저쪽 언덕에 닿았다. 사나이는 곧 표시를 해 놓은 곳에서 물속으로 뛰어들어 칼을 찾았다. 그러나 배는 사나이가 칼을 떨어뜨린 곳에서 이동되어 있었으므로, 칼이 그 곳에 있을 리가 없었다. 사람들은 '배에 표를 해서 칼을 찾는다'고 하면서 그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또 하나,'나무구루를 지켜 토끼를 기다린다.'라는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송나라 사람이 어느 때 부지런히 밭을 갈고 있었다. 밭 옆에 큰 나무 그루가 있었다. 그곳에 갑자기 뛰어 나오던 토끼가 그 나무그루에 부딪혀 목뼈가 부러져 죽었다. 덕택으로 농부는 힘 안 들이고 저녁 반찬을 얻었다. 그래서 그 사나이는 생각했다.
'비지땀 흘리고 일할 필요가 없군그래.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또 토끼가 뛰어나올 것이고! 그리하여 나무그루에 부딪혀 죽는다. 그걸 내가 갖는다. 그렇다. 이 수 밖에 없지…. '
그 후부터 이 사나이는 농사일을 집어 던지고 날마다 밭 두덩에 앉아 토끼를 기다렸다. 그러나 토끼는 두 번 다시 그 곳에 나타나지 않고, 사나이는 언제까지나 허탕을 쳤다. 때문에 밭은 풀밭이 되었다.
감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거나,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고 뱃전에 표시를 한 각주구검(刻舟求劍)의 허황된 생각에서 벗어나 임진년 흑룡의 새해에는 더욱 높은 창의적인 융합교육이 실천될 것이다.
박일규 대전 둔산초 교장·국전서예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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