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황제를 상징하는데 발가락의 숫자에 따라 지위와 권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부처님 탄생설화에 아홉 마리의 용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절 이름 가운데 '구룡사'가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나라의 흥망을 주관하기도 하는데, 백제의 수호신이었던 백마강의 용을 낚아서 백제를 정복하게 됐다는 설화도 전해지고 있다. 민간에서는 바다와 강, 비, 바람을 관장하는 것으로 여겨져서 바다 회오리로 솟아오르는 물줄기를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으로 인식하여 '용오름'이라 한다. 강이나 계곡의 연못에는 몇 백 년 묵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거나, 기다림 끝에 굵은 빗줄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 곳을 '용소'라고도 한다.
이러한 용과 관련된 땅이름이나 연못이름들이 많이 있다. 특히 농사를 짓는 데는 비가 때맞추어 내리고 바람이 고르게 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일도 용이 주관한다고 믿어서 마을마다 갖추고 있는 '농기'에는 어김없이 구름 속에서 조화를 부리는 용이 그려져 있었다. 과거에 급제해 출세하는 것을 '등용문'이라 하는데 강물에서 잉어가 문을 통해 용이 되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물이 세차게 솟아오르는 것을 용솟음이라 하고, 한옥의 지붕마루를 용마루라 했으며, 이엉을 얹을 때 용마루에 올려 마무리하는 것을 용고새 또는 용마름이라 했다.
꿈 가운데서도 용꿈을 제일 좋은 꿈으로 여겼으며 희망에 찬 동쪽방향을 상징하는 것도 용이었다. 모든 우물에서 물을 주관해 풍부한 물을 주는 것도 용이라 여겨 우물이나 개천에서 용왕제를 지내기도 했다.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 또한 가문의 영광과 부흥을 상징하고 있다. 이렇듯 신령스런 용띠 해에 모두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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