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커피'를 파헤친다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커피'를 파헤친다

4000원 짜리 한잔 가격의 공정성·원두 생산국 빈곤 이유 등 다뤄

  • 승인 2012-01-03 14:20
  • 신문게재 2012-01-04 12면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 커피 경제학-김민주 저

▲ 송윤호 경영 컨설턴트.백북스 이사
▲ 송윤호 경영 컨설턴트.백북스 이사
이 책의 저자 김민주는 마케팅 전략가이자 커피 마니아다. 경영컨설팅사 리드앤리더의 대표이사이자 이마스(www.emars.co.kr)의 대표 운영자인 저자는 이 책을 쓴다는 핑계로 평소에 못 가보던 카페 여기저기를 들러 맛난 커피와 멋진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다고 한다.

“언제 커피 한 잔 하시죠?” 이 말은 이제 우리 주변의 흔한 인사말이 되었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 “식사하셨습니까?”란 말로 인사를 했던 것이 이제는 커피로 바뀐 것이다. 커피는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소비되는 기호 식품으로, 단순한 음료 이상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회상이 담겨 있다.

▲ 김민주 저
▲ 김민주 저
작년 기준으로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6000억 잔이 소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17억 잔이 소비되어 국민 1인당 312잔을 소비하였다. 즉 우리 국민들도 하루에 한 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내 커피 시장을 살펴보면 커피믹스와 캔 커피 등은 물론이고 상업 중심가는 물론 주택가까지 전국 단위의 체인망을 가진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서고 있으며 가정용 에스프레소 기기들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커피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요인은 무엇이며, 다른 음료가 아니라 '커피'가 세계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음료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민주씨는 '커피의 경제학'이라는 저서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커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커피는 8~9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카파(Kaffa) 지역에서 재배된 후로 중동과 유럽을 거쳐 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로 전파되었다. 강력한 각성효과를 가지고 있어 술을 마실 수 없는 이슬람의 수도승들이 기도 전에 즐겨 마셨다고 하여 '이슬람의 와인'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17~18세기에 유럽에 전파된 이후로는 계몽주의의 확산과 함께 이성의 음료로서 각광을 받았다. 당시 지식인 계층에서는 술과는 달리 지적활동을 자극하는 각성효과를 지닌 커피를 마시는 것이 대유행이 되었으며, 17세기 중반에 생긴 유럽 곳곳에 생긴 '커피하우스'에서 열린 자연과학 모임은 과학자와 자본가, 상인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역할을 하였고, 수많은 비즈니스 모델들이 탄생시켜 산업혁명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커피는 역사적으로 단순한 식품 이상의 역할을 해왔다. 최근 뉴욕상품거래소의 상품 가격 추이를 보면 커피 원두의 가격은 197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금보다도 더욱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과거 가뭄 등으로 생산이 감소해 커피 값이 폭등했던 시기와는 달리 생산량을 초과하는 수요 때문에 커피 가격이 높아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도 분위기와 문화 체험 공간으로서의 커피 전문점 선호 현상을 넘어서 고급 원두를 즐기려는 소비 패턴의 변화로 인해 고급 원두의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패턴 변화를 이용하여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국내 커피 체인점들은 한 잔당 원두 가격 132원에 불과한 커피를 유통비와 임대료, 인건비 등의 비용과 이윤을 붙여 4000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구매력 지수에 따라 계산했을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커피 가격인 것이다. 커피시장의 현실은 과연 공정한 시장인 것일까?

석유 생산국들은 모두 부자나라가 되었지만, 이렇게 중요한 상품인 원두 생산국들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커피는 이렇게 단순한 제품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기엔 너무나도 다양한 사회상을 담고 있다. 새해 벽두에 이 책을 통해 커피의 미래를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송윤호 경영 컨설턴트.백북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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