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선]민주주의와 권력

  • 오피니언
  • 청풍명월

[최두선]민주주의와 권력

[직선곡선]최두선 사회부 법조팀장

  • 승인 2012-01-02 14:07
  • 신문게재 2012-01-03 21면
  • 최두선 사회부 법조팀장최두선 사회부 법조팀장
▲ 최두선 사회부 법조팀장
▲ 최두선 사회부 법조팀장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은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 평화를 위해선 순식간에 마을을 폭파해버릴 정도로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무언가가 만들어져야만 한다. 언젠가 그것이 완성되면 인간은 그 파괴력에 공포심을 느껴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이런 노벨의 철학은 독일의 천재 군인으로 불리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전쟁론을 통해 주장한 '정복욕, 전쟁의 불가피성'과 궤를 같이 한다.

이 논리대로라면 전쟁은 전력 증강을 통해 억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상대가 5의 전투력을 가지면, 나는 6을, 상대가 다시 7을 가지면, 나는 8이나 9로 또 증강시켜야 한다.

이런 전력 증강의 악순환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면서 거대한 건물을 가루로 만드는 진공폭탄, 몸에 박힌 파편이 인간을 산 채로 크림 치약 튜브처럼 만드는 파편폭탄, 피부에 인(燐)이 파고들어간 뒤 몇 시간 동안 계속 타올라 살아 있는 인간을 태우는 인(燐)폭탄 등 잔인한 무기가 개발됐다. 그리고 급기야 노벨이 죽은 뒤 그가 말했던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그 무언가는 인간을 한 순간에 절멸시킬 수 있는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으로 현실화됐다.

이 원자·수소폭탄은 이미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전 세계적으로 수 만 발이 배치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잠을 자다가, 혹은 학교에서 수업을 받다가, 운전을 하다가, 가족과 나들이를 갔다가 미처 알아차릴 틈도 없이 온 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위험한 시대에도 우리는 '핵폭탄과 수소폭탄을 통한 전쟁 억지력'을 믿고, 편안히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훨씬 오래 전 이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이런 위험성을 경고하며 노벨과 상반된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발명이라도 그것이 양식 없는 인간의 손에 넘어갔을 때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면, 발명자는 그것을 무덤까지 영원히 비밀로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다 빈치는 실제로 여러 가지 발명품을 파괴하기도 했다.

무기를 가진 자가 어떤 양식을 가졌는가에 따라 전쟁의 불가피성을 신봉하느냐, 회피하느냐가 좌우되는 것이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창출되지만, 막상 권력을 가진 자가 어떤 생각을, 어떤 성향을 가졌는가에 따라 그 권력은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도 있고, 파괴할 수도 있다.

부디 올해 선거에선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더 좋은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봉사로 생각하는 정치인이 선출되길 기대한다.

최두선·사회부 법조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