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측은 사상 최대의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합리적인 수준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잠잠해지고 있는 탐욕 비판이 다시 거세게 몰아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린 은행권이 탐욕 논란에도,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내부 노·사 간 이견을 조율 중이다.
국민은행은 월급여의 150%에 달하는 연말성과급을 지급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이다. 피복비와 구두비, 연차수당 등까지 포함하면 200% 수준이다.
은행 관계자는 “4년 동안의 노력을 통해 훌륭한 실적을 기록한 만큼, 성과급도 그에 걸맞게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월급여의 100~150% 정도의 성과급을 놓고 내부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창립 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적어도 합당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노사도 100%의 성과급 지급안에 대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2년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던 하나은행은 이미 올 초에 월급여의 1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 역시 노조의 요구를 수긍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노조가 100%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6년간 연말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사측 역시 노조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는 분위기지만, 신중한 모양새다.
최대의 수익 실현과 수수료 장사, 고배당 등 최근 은행권에 대한 여론의 뭇매가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탐욕 비판과 금융당국의 압박 등으로 각종 수수료 인하하는 등 은행권 입장에선 상당한 양보를 했지만, 자칫 성과급 문제로 또다시 여론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큰 성과를 올렸다는 점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하지만, 여러 상황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은행권이 각종 수수료 인하 등에 나선 건 자발적이 아니라 여론 때문”이라며 “올해에는 은행권 스스로 나섰으면 한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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