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의 해,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다. 신년 연휴가 주말 휴일과 겹치는 바람에 새해를 맞는 감흥이 덜하다. 극장가도 마찬가지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는 '라이온 킹 3D', '프렌즈: 몬스터 섬의 비밀 3D' 등 애니메이션 2편. 일반 영화보다 값이 비싼 3D 영화인 게 흠이지만 자녀들 손을 잡고 즐길 만하다. 특히 '라이온 킹'에서 듣는 '하쿠나 마타타(모든 게 잘 될 거야)'는 새해 인사로 딱 맞춤하다. 나머지는 크리스마스 시즌 영화들이 관통한다. 우리 영화 '마이 웨이'와 '퍼펙트 게임'에 할리우드의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이 맞선 구도다. 여기에 '오싹한 연애'가 좋은 반응에 힘입어 순항 중이다. 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만나는 것도 행운. 복 많이 받으시길….
3D로 컨버팅했다는 것뿐 17년 전 것 그대로 재개봉하는 것이지만 관객을 불러 모을 만한 힘이 있다. 시련의 극복이라는 테마는 여전히 감동적이고, '하쿠나 마타타'가 그려내는 긍정적인 삶의 가치 역시 여전히 유쾌하다. 무엇보다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린 시절 감동을 기억하는 이들은 3D보다 대화면으로 다시 본다는 행복감이 더 클 것이다. 3D의 효과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영화 스토리를 따라 감정적 파고가 낮은 부분은 낮게, 감정이 극도로 고양되거나 액션 장면, 클라이맥스는 깊게 표현한 3D는 원작보다 생동감 넘친다. 무파사가 산양 떼에 깔려 죽을 뻔한 심바를 구하려다 죽는 장면은 애절함이 깊어진 느낌이다. 다른 3D 작품에 비해 눈의 피로감도 덜하다.
오프닝을 장식하는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를 비롯해 엘튼 존의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등 노래들이 주는 울림도 놓칠 수 없다. 시대는 변해도 명작은 역시 시대를 타지 않는다.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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