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반감 거세… 소년법 폐지 운동도

“청소년 범죄 처벌강화를” 누리꾼 사법부 비난 봇물 시민단체 규탄… 대안 촉구'

●'대전판 도가니 판결' 파문 확산

▲ 대전지적장애여성 집단성폭행에 대한 판결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8일 대전지법 가정지원 앞에서 봐주기식 재판이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지적장애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고교생 16명에 대해 법원이 보호처분을 한 것과 관련 국민적 반감이 거세지고 있다.

솜방망이 판결을 내린 사법부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인터넷에서는 소년법 폐지 또는 청소년 범죄 처벌 강화와 관련한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해당 사건 판결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일제히 사법부에 대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법원이)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미성년 가해자만 보호하는 것이냐?”며 “정말 미성년자를 위한다면 피해자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정의사회가 실현돼야 악이 줄어들고 살맛 나는 세상이 된다”며 우회적으로 사법부를 비판했다.

이와 관련 대전지법 가정지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보호소년들에 대한 처분을 정하면서 비행내용과 전력, 가정환경, 친구관계, 인성 등을 기초로 비행성 심화 정도 및 재범위험성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과 조사결과를 소년법에 따라 적극적으로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인터넷 포털 토론방에서는 소년법의 맹점을 꼬집으며 이에 대한 폐지 및 개정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는 전날 판결을 꼬집으면서 “청소년 강력범죄가 판치는 상황에서 어리다는 이유로 형을 감형해주고 실형 집행을 피하는 것은 참으로 시대착오적”이라며 “아예 소년법을 폐지하고 청소년들에게 성인에 준하는 법 집행을 하거나 형 집행 불가 연령을 낮추는 쪽으로 청소년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쪽의 반발기류는 더욱 거세다. 대전 지역 55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지적장애여성 집단성폭행 엄정수사 처벌 촉구 공동대책위원회는 28일 가정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원 판결을 비판하면서 대안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법원의 그릇된 판단과 메시지는 (장애인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각성할 기회를 줄여버렸다”며 “앞으로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전시 등에 장애인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지원체계 마련 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