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대덕구 중리네거리에서부터 신탄진로 방향을 가다보면 육교에 붙어있는 현수막 문구다.
현수막에서는 해맞이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과 함께 그 이유가 구의회의 예산삭감 때문이라는 것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월초 2차 추경예산 심의시 대덕구는 내년 해맞이행사 예산 1500만원을 상정했으나, 구의회가 절반수준인 750만원으로 삭감했다.
대덕구는 추경예산으로 편성된 750만원의 일부를 사용해 해맞이 행사 취소 현수막을 제작한 것.
이렇게 제작된 현수막은 관내 20여곳에 250만원을 들여 게시해 이 또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 대전시 대덕구 중리네거리~신탄진로 방향 육교에 내걸린 해맞이 행사 취소를 알리는 현수막. |
주민 김모씨는 “대덕구가 무상급식과 도시철도 2호선 문제로 대전시와도 올해 내내 갈등을 빚더니 예산 문제로 구의회와도 다툼을 벌이는 꼴 아니냐”며 “그렇다고 구청장과 구의회의 갈등 관계를 현수막을 통해 주민에게 알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주부 박모씨는 “구청 입장에서는 의회의 예산삭감으로 해맞이행사를 취소하게 된 건 안타깝겠지만 일부러 현수막까지 제작해가며 주민에게 알리는 것은 좀 민망하다”며 “대덕구 곳곳에 설치하는 현수막 제작비도 만만치 않을텐데 주민혈세로 장난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덕구 관계자는 “계족산 꼭대기에 조명, 발전기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며 “행사가 취소돼 주민들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현수막을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배 기자 enqo2@·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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