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가정지원 소년1부는 27일 가해자 A군 등 16명 전원에게 소년법 제32조에 따라 1호, 2호, 4호에 해당하는 보호처분을 선고했다.
1호는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해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자에게 감호 위탁하는 것으로 사실상 훈방 조치다. 2호는 성폭력 예방 교육 등 수강명령으로 이날 법원은 A군 등에게 40시간의 수강명령을 내렸다. 4호는 보호관찰관의 단기 보호관찰로 A군 등은 이날 1년간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법원은 A군 등이 지난 1년 동안 사회봉사활동 110시간을 해온 점을 참작해 3호(사회봉사명령) 처분은 제외됐다. 소년법에는 소년원으로 송치하거나(8~10호) 복지시설이나 보호시설에 위탁(6~7호)토록 하는 다소 무거운 처벌 조항도 있지만, 법원은 이같은 처분을 선택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가해자 측과 합의를 한데다가 미성년자인 점이 법원 판단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 처벌보다는 선도를 우선시하는 소년법 취지와 형사법원이 아닌 가정법원 특성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대전 법조계 관계자는 “이 사건이 형사재판을 거쳐 가정법원으로 송치됐고, 가해 학생들이 상습적인 범행이 아니고, 피해자와 법률상 합의가 됐다는 점 등이 고려됐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더 성숙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A군 등은 지난해 5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정신지체 장애 3급 B(14)양을 집단 성폭행해 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에 대한 준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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