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제' |
같은 시대 비슷한 세상살이를 살아내는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여성인 천미옥 작가. 전시에서는 천 작가가 애써 삶의 가운데로 마주하고자 하는 화폭은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반복되는 일상과 삶 속에서 분화되는 갖가지 감정들을 녹이고 삭여내는 천 작가만의 일기 같은 것인지 혹은 현실 속에서 가능하기 어려운 작가의 동경과 열망이 깃들은 자유 의지로의 해방구인지. 이도 아니면 그 모든 것을 초월한 무아의 시공간인가 아니 다시 내적 동일성을 획득하고자 치닫고 있는 것인지.
천 작가는 이렇게 반복되는 심리적 부침을 추상적 화폭에 실어 잔잔한 파고를 넘어든다. 명료하고 구체적 형상을 찾을 수 없는 점과 선들의 연속은 마치 화선지에 펴놓은 채수일 동안이나 먹만 갈고 있는 수도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천 작가는 관객들에게 폭 넒은 사유를 허락하고 있음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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